본문 바로가기

한반도평화

개성공단 찍고 금강산 가는 길, 풀어야 할 과제는?

개성공단이 추석을 전후하여 시운전을 거쳐 재가동에 들어간다. 북측 근로자 철수로 인한 조업중단 등 그동안 꼬였던 개성공단 문제가 반년 만에 사실상 모두 풀리는 셈이다.
 
개성공단 2.0 진입

 

더구나 남북은 공단의 단순 재가동을 넘어 공단운영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획에도 합의했다. 개성공단 상사중재위원회의 운영이라든지 전자출입체계(RFID)에 의한 일일 상시통행제도는 연내 실행키로 하였고, 우리 기업인의 신변안전과 출입보장을 위한 합의서는 초안을 교환하였으며,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인터넷과 이동전화 개통문제도 본격 협의하기로 했다.
 
개성공단에 참여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재산보호, 공단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는 장치와 제도가 개선된 것이다. 수년간 진전이 없었던 개성공단 3통문제의 어려움도 적잖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외국기업 유치 등 공단의 국제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들도 추진될 것이다.
 

 

 

▲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려는 화물차량들이 통행재개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있다. (연합뉴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대로 개성공단은 운영중단 사태를 극복하면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박근혜 브랜드’로까지 변모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해도 개성공단 2.0이라고 부를 수는 있을 것이다.
 
'대북정책의 진화'란 문제해결 능력의 향상
 
돌이켜보면 남북교류협력은 우리의 전략적 고려와 필요에 의해 시작되었다.
 
1988년 ‘7.7선언’ 이래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과 같은 대규모 남북 협력사업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이나 인도적 지원, 스포츠와 예술 등 다양한 사회문화 교류는 북한을 위해 진행되어 온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이러저러한 필요의 소산이었다.
 
지난 25년간 다양한 남북교류협력이 진행되면서 사건․사고도 많았고 문제도 드러났다. 대부분 분단 상황의 지속으로 체제 이질화가 심화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범을 존중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결과이지만, 이로 인해 비판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남북 협력사업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그 자체를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보다 큰 우리의 국익을 감안한다면 빈대 잡자고 초가를 태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남북관계의 발전과 남북교류협력의 증진을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평화통일 여건의 마련은 대한민국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이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해결 능력을 높여야지 국책사업 자체를 중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북 간에 불신과 오해가 잔존하는 한 문제는 계속 잠복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문제가 불거지면 이를 오히려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로 삼는 것이 옳다. 이번에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걸음씩 진화하는 대북정책의 일단을 보여준 것 같아 박수를 보낸다.
 
관광객 피격과 천안함 사건이라는 계기가 있었기는 하지만 금강산 관광과 남북경협을 전면 중단시킨 이후, 문제해결에 소극적이거나 무능했던 전임 정부의 태도와 대비되면서, 그동안 반신반의하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내외의 기대감도 높아질 것 같다.
 
이제는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남북교역과 경협 등의 현안 과제에 대해서도 적극 나섬으로써 문제해결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기를 바란다.
 
금강산 관광 2.0으로 가는 길
 
추석 직후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오랜만에 재개된다. 이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회담도 예정되어 있다.
 
금강산 관광사업도 개성공단 사업처럼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 여건 마련에 가볍지 않은 의의가 있다.
 
북한으로서는 군사적으로 가장 민감한 최전방 지역을 다시 개방하게 된다는 점에서, 관광객의 안전한 왕래와 체류를 위해 양측 군대 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고, 그만큼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다.
 
경제적으로도 관광중단 5년간 현대아산을 비롯해 수십 개 협력업체가 입은 피해를 조속히 회복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고, 이를 발판으로 침체된 강원도 북부지역 경제 내지 우리 관광과 그 연관 산업에 활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 금강산 관광객들이 식사를 하는 온정각에서 본 금강산. (오마이뉴스)


하지만 개성공단의 경우처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관광객 피격사건의 마무리와 신변안전의 제도적 보장문제는 이미 남북 간에 여러 기회와 경로를 통해 충분히 교감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국민의 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해 ‘개성공단관리위원회’나 ‘개성공단공동위원회’처럼 금강산에도 남측 인력이 주도하는 공적 관리기구나 남북 당국 간 공동기구를 설립하는 방안 등이 우리 내부에서도 심도 있게 토의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성공단과 달리 금강산 관광사업은 대량의 현금(Bulk Cash)이 북한에 들어가기 때문에 핵문제와 관련한 유엔 대북제재(유엔안보리 결의 2094호에 의거)에 막혀 관광재개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왜곡하는 주장이다.
 
금강산 관광 같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경제활동은 유엔 제재대상이 아니며, 북한이 입산료로 받게 될 돈은 과거 최대 관광객을 기록한 2007년의 35만 명 규모로 계산해도 연간 1,800만 달러로 개성공단 연간 임금총액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관광재개를 위해서는 내외 환경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핵문제의 협상국면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북한의 결단을 촉구하는 국제적 노력에 금강산 관광재개가 미치는 영향 등 고려해야 할 난제가 많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있어서 일정한 진전이나 지렛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향후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적 틀 속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는 어려우며, 과거 김영삼 정부 때처럼 핵문제 해결비용을 뒤에서 부담하는 역할에 머물게 될 우려가 크다.
 
박근혜 정부는 과거 정부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전임 대통령의 법적 추징금 문제를 해결했다. 또 베트남 방문 시에는 호지명 묘소에 헌화하면서 우리의 베트남 전쟁 참전으로 인해 상처 난 양국 간 감정의 매듭을 적극적으로 푸는 모습을 보였다. 금강산 사업에 얽힌 매듭도 적극적으로 풀어주길 기대한다.
 
이제 정부의 회담 대표단은 개성공단을 넘어 금강산으로 갈 채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평화재단 현안진단 제 83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