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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부처님오신날, 큰 박수 받은 목사

어제 5월17일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정토회(지도법사 법륜스님)에서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등 이웃 종교인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아름답고 이색적인 풍경이 만들어졌다. 법륜스님과 정토회 불자들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박종화 목사와 경동교회 신도, 인명진 목사와 갈릴리교회 신도, 쑥고개 성당 신도, 박남수 천도교 교령, 박경조 대한성공회 주교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참석하였다.

 

서로 종교적 모양과 형식은 다르지만 한 마음 한 뜻으로 2시간이 넘도록 화합의 어울림 시간을 가졌다. 이곳에서 어떤 교감들이 서로 오갔는지, 감동적이었던 그 메시지들을 전한다.

 

불교・기독교・천주교・천도교가 모인 화합의 봉축법요식 현장

 

 

먼저 법륜스님이 정토회를 찾아와준 이웃 종교인과 사회 인사들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오늘 법회는 특별히 이웃 종교인들, 사회 인사들과 함께 나누고자 마련된 자리입니다. 전통적인 불교식으로 진행하면 너무 힘들어 하실 것 같아서 의식은 간략하게 하도록 마련했습니다. 오늘 부처님오신날 기념법문은 제가 하지 않고 천도교 박남수 교령님과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님께서 해주시겠습니다.

 

 대한성공회 박경조 주교님과 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님께서는 축사를 해주시겠습니다. 그리고 쑥고개 성당에서 성가대 35명이 노래를 해주러 오셨습니다. 경동교회에서는 김홍태 집사님이 노래를 해주시러 오셨습니다.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법륜스님의 인사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늘 법회는 '퓨전 법회'입니다" 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스님, 목사, 신부, 거기다가 천도교 교령, 대한성공회 주교까지 다양한 종교가 함께 어우러진 그야말로 '퓨전 법회'였다. 참석한 종교인들은 그래서 더욱 뜻깊어 했다.

 

법회를 시작하며 법륜스님이 발원문을 낭독하였다. 이웃 종교인들과 대중들도 모두 함께 읽어내려 갔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부처님을 찬탄하고 공경하고 공양 올리며 예배한 이 모든 공덕 일체 중생에게 회향하오니 배고픈 자는 배불러지고, 병든 이는 속히 나아지며, 어린 아이들은 배움을 성취하고, 괴로운 자는 평안하여지며, 방황하는 이는 바른 길로 나아가고, 어둠 속을 헤매는 자는 빛을 보게 하여 지이다.

 

특별히 발원 하옵나니, 지금 식량부족으로 고통받는 북한 동포들에게 배고픔이 사라지고 억압받는 인권이 개선되게 하여 지이다. 남북간에 화해와 협력과 교류가 증대하여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는 항구적 평화가 정착되게 하여 지이다. 적대적인 남북간에 화해와 통일이 이루어져 이산가족의 슬픔을 가시게 하여 지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저희들은, 통일한국의 새로운 100년의 꿈을 실현하는 통일의병이 되게 하여 지이다.

 

거룩하신 부처님, 이와 같이 발원한 인연 공덕으로 오늘 부처님 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과거생에 지은 업장 녹아나며 일체 인연 영가들은 왕생극락하고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 땅이 정토세상 될 때까지 세세생생 보살도를 행하게 하여 지이다."

 

다양한 종교인들이 '한반도의 평화' 라고 하는 같은 목적을 향해 염원을 모으는 모습이 참석한 모두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쑥고개 성당에서는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정토회를 찾아주었다. 향수, 몽금포 타령 두 곡을 연이어 합창해 정토회 신도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서 천도교의 최고 어른인 박남수 교령이 부처님오신날 기념법문을 해주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등불이 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연등의 속 모습을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연등의 속은 텅 비어 있기에 불빛이 밖으로 밝게 새어 나옵니다. 만약 연등의 속이 무엇인가로 가득 차 있다면 그것은 무겁기만 하고 빛이라고는 없는 덩어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연등처럼 세상을 밝게 하려면 우리는 우리 속에 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 비워내야 합니다. 내 안에 욕심과 어리석음과 집착을 비워내는 다음에야 우리는 등불로서 빛나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천도교에 입교했을 때 제 은사님께서 "이 세상에서 어느 사람이 가장 똑똑한지 아느냐?" 물으셨어요. 제가 모른다고 답했더니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항상 잘 물어보는 사람이 가장 똑똑한 사람이다" 라고 일러주셨습니다. 가장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이것이 마음을 비우는 것입니다. 비운 마음에는 무엇이 가득 차겠습니까? 부처님의 진리와 같이 온 세상을 밝게 하는 그 가르침이 가득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문즉설로 대변되는 법륜스님의 가르침은 우리들의 마음을 밝게 해줍니다. 법륜스님처럼, 또 부처님처럼, 세상을 밝게 만드는 저 연등처럼, 스스로 등불이 되어 세상을 밝게 해 나갔으면 합니다."

 

연등의 속이 비어 있기에 그 빛이 밝은 것이다 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많은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기념 법문이 끝나자 정토회 신도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어서 경동교회 당회장인 박종화 목사의 부처님오신날 기념 설법이 시작되었다. 

 

"법륜스님이 항상 크리스마스 이브에 저희 교회에 오셔서 캐롤을 부르러 오십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인사드립니다. 법륜 목자님, 감사합니다. (청중 웃음) 

 

예수님 말씀 중에 제일 실천하기가 어렵지만 지당하신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원수를 어떻게 사랑합니까? 원수를 만들면 원수가 저를 지배합니다. 자나 깨나 원수 생각만 납니다. 원수가 저를 지배하면 원수가 주인이고 저는 원수의 종이 됩니다. 불교에서는 무아, 무소유라고 해서 다 버리면 내가 대자유인이 된다고 했는데, 예수님도 똑같은 얘기를 하셨어요. 왜 원수를 사랑해야 하나면, 원수를 만들면 원수가 너를 지배하게 된다. 원수를 사랑해서 원수를 이겨서 너가 주인이 되라 이런 뜻입니다. 

 

최근 개성공단 철수 사태를 보면서 제가 생각한 것이 있어요. 북한을 사랑해야 합니까? 미워해야 합니까? 저도 답이 없습니다. 답은 원수를 사랑해야 한다 입니다. 원수가 나를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자유해야 한다. 종교는 대자유인이 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의 복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하되 원수로 하여금 나를 지배하게 하지 말라

 

성경 말씀 또 하나 할께요.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악을 선으로 이겨라. 한 대 얻어터지고 울고 있는 게 종교가 아닙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악을 선으로 이깁시다. 원수를 원수로 갚지 말고 원수를 사랑으로 이깁시다. 여러분 이깁시다. 지고 살지 맙시다. 선으로 이겨서 자유인이 됩시다. 선으로 이겨서 행복 합시다. 선으로 이겨서 남북 통일도 합시다. (청중 박수) 

 

이런 측면에서 불교,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가 다 같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인들이 각자 받은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만드는 일은 함께 합시다. 함께 손잡고 함께 울고 우습시다. (청중 박수) 

 

저는 오늘 기독교로 온 게 아닙니다. 기독교'인'으로 왔고 불교'인'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좋아서 사람을 만나러 왔습니다. 모든 일이 사람이 행하는 것이지 껍데기인 종교가 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종교 간의 대화라고 하지 마시고 종교인들 간의 격려, 사랑, 평화 만들기 라고 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퓨전 합시다. 그 일을 하러 오늘 여기에 온 것입니다. 히브리말로 '샬롬'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명, 자유,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 샬롬."

 

종교로써가 아니라 종교인으로 화합하자는 대목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역시 정토회 불자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가 일어나서 부처님오신날 기념 축사를 해주었다.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청중들을 즐겁게 해주면서도 깊이 있는 말을 남겨주었다. 

 

"법륜스님이 지난 크리스마스 때 많은 불자님들과 함께 저희 교회에 오셨었는데, 저희는 오늘 11명 밖에 같이 못왔어요. 그런데 법륜스님과 불자님들은 저희 교회에 오셔서 1시간 머물다 가셨습니다. 오늘 저희는 11명 와서 지금 3시간 째 이렇게 앉아 있습니다. 질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청중 웃음) 법륜스님이 오셨을 때는 한겨울이니까 할 일도 별로 없으셨겠지만, 이 바쁜 오뉴월에 누가 여기에 오겠습니까. 저희는 보통 신심을 갖고 온 게 아닙니다.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질이 중요합니다. (청중 웃음) 

 

부처님 올해도 또 오신 것 축하드립니다. 2557번째로 또 오셨습니다. 부처님이 왜 자꾸 해마다 오실까요? 저는 두 가지 뜻으로 해석합니다. 우선 오뉴월에 놀러 다니라고. (청중 웃음) 오늘 우리 교인들은 많이 놀러갔습니다. 부처님 덕으로요. 부처님 덕분에 이렇게 놀게 된 것 감사드리고요. (청중 웃음) 

 

부처님과 예수님은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벗으셨다는 겁니다. (청중 웃음) 부처님도 평생 가사 한 벌과 발우 한 개 들고 다니시며 벗고 계셨고, 예수님도 십자가에 못박혀 벗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불교와 기독교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옷을 입지 않고 벗은 분들을 우리가 같이 섬기고 있기 때문에. (청중 웃음) 

 

부처님은 왜 또 오셨겠습니까. 부처님이 원하시고 뜻하시던 것이 잘 되지 않으니까 또 오신 것이 아닌가. 부처님이 오신 것은 우리들에게 한없는 복이지만 부처님에게는 참으로 죄송스러운 일입니다. 남북이 전쟁을 하겠다고 하는 이런 판에 아무래도 잘못하면 남북이 한판 붙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휴전선에 가서 전쟁이 안 나도록 막아야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오신 건 아닐까. 남북이 서로 말 한마디 제대로 건내지 못하고 오기 싸움을 하고 있는 이 때, 내가 가서 서로 말이라도 붙여 보게 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부처님이 또 올해도 오시는 것 아닌가. 남쪽 사람들은 너무 많이 먹어서 걱정인데 북쪽 사람들은 다 굶주렸으니, 내가 북녘 땅 어린이들에게 밥을 나눠주는 일을 앞장서서 해야겠다. 그래서 오시는 것 아닌가. 

 

하지만, 부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는 우리 중생들에게는 새로운 깨우침과 길잡이가 되는 축복의 날이기도 합니다. 내년에는 제가 여기 안 오려고 합니다. 제가 안 오려면 내년에는 부처님이 안 오셔야 합니다. 내년에 또 오시면 저는 또 올 수 밖에 없게 생겼고, 금년이 마지막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부처님 또 오신 날을 축하드립니다." 

 

인명진 목사의 축사가 진행되는 동안 곳곳에서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언중유골이라는 속담이 있는데 그 속담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법륜스님, 인명진 목사, 박종화 목사, 박남수 교령, 박경조 주교 모두 서로의 이야기에 경청하며 크게 웃음지었다.

 

많은 이들을 가슴 뭉클하게 한 종교 간 화합의 현장이었다. 만약 부처님과 예수님이 동시대에 같은 공간에서 살았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이 분들은 비단 오늘 하루만 이렇게 모이신 분들이 아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큰 꿈을 향해 늘 함께 마음을 모아나가고 있는 분들이다. 진리는 서로 통한다고 한다. 각자의 종교에서 진정으로 진리를 깨우친 분들이기에 이와 같은 교류와 화합의 장이 가능할 것이다.

 

정치인들도 오늘과 같은 이 종교인들처럼 국민 행복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법회 현장에는 이름만 들어도 잘 아는 유명한 정치인들이 참 많이 참석해 있었다. 오늘처럼 종교인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고, 정치인들도 하루 빨리 많은 것을 배워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부처님오신날, 이런 아름다운 현장에 함께 해서 기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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