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 방학의 끝자락을 지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취업 경쟁시대에 아이가 방학 때 늦잠을 자거나 공부를 안 하면 엄마들은 속이 뒤집어 질 것입니다. 하루 종일 아이와 잔소리하고 다투다 보면 온몸에 진이 빠진다고 하소연 하는 분들도 만납니다. 법륜스님 즉문즉설에서도 성적이 떨어지고 공부도 안하는 아들에게 화가 많이 난다는 어머니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무엇이 자식에 대한 진정한 사랑일까요?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을 것 같아 명쾌했던 법륜스님의 대답을 함께 나눕니다. 이 글이 아이들과의 관계 맺기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 질문자 : 대학 4학년인 아들이 있습니다. 부모 말을 잘 듣고 착한데 성적이 떨어지고 살이 계속 찝니다. 아들이 늦게 일어나고 공부를 안 할 때 화가 많이 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법륜스님 : 지금부터 일체 아들의 행위에 대해서 간섭을 하시면 안 됩니다. 학교를 가든지, 늦게 일어나든지, 방을 어지르든지, 뭘 하든지 가만히 내버려 두세요. 이런 아들을 지켜볼 수 있는 내 공부를 먼저 하세요. 아들을 못 봐내면 아들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마음공부가 안 되고 있는 내가 문제입니다. 부모가 간섭하지 말고 아들이 자기 인생을 살도록 자립심을 키워 줘야 합니다.
 
어릴 때는 자식을 보살피고 성장해서는 자립하도록 해 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입니다. 이것이 진짜 자식에 대한 사랑입니다. 여러분들은 자식에 대해 집착만 하지 사랑하지는 않아요. 정말 아이를 사랑한다면 아이가 한 인간으로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높은 지위를 얻거나 월급을 많이 받는 직장을 가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초등학교만 나와 일반 직장에 가서 노동을 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 배우자를 구하고 집을 장만하고 어디 가서든 스스로 벌어먹고 살 수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연애한다고 너무 야단치지 마세요. 연애를 할 줄 알아야 장가가고 시집가잖아요. 그런데 부모가 연애하는 것까지 일일이 간섭해서 못하게 하면 나이가 사십이 되어도 시집이나 장가갈 생각을 안 합니다. 그러면 부모가 얼마나 걱정이 되겠습니까? 아이들이 사춘기가 넘으면, 크게 나쁜 일이 아니면 그냥 놔두는 게 좋아요.
 
꼭 지켜야 할 것은 첫째, 누굴 죽이거나 때리는 것은 안 됩니다. 두 번째,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뺏는 것은 안 됩니다. 세 번째,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도 안 됩니다. 그리고 거짓말하고 욕설하는 것, 술 먹고 취해서 몸을 못 가누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못하게 해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는 부모가 아주 엄격해야 합니다. 이런 게 아니고는 그냥 놔두셔도 돼요.
 
그래도 정 안 되겠다 싶으면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를 하지 말고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가세요. 아주 오지로 여행을 가서 고생을 시키세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혼자 해결하도록 하고 도와주지 마세요. 말 안 듣는 자식 교육을 제일 잘 시키는 방법은 함께 고생하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깊은 산 속에 가서 진짜 길을 잃어버리는 거예요. 거기서 다리까지 삐면 아이가 죽을 고생을 하며 부모를 업고 병원에 데리고 갑니다. 그러면 자식이 금방 자립심이 생깁니다. 자기가 뭔가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부모가 보살피는 게 능사가 아니에요.
 
자식은 어릴 때만 보살펴야지 사춘기가 넘으면 보살피면 안 돼요. 부모로서 아주 기본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열여덟 살 넘으면 부모 자식의 정을 무조건 딱 끊어야 합니다. 마음이 아무리 아파도 끊어줘야 해요. 안 그러면 자식은 자식대로 망치고 여러분들도 자식 때문에 죽을 때까지 평생 짐을 져야 해요.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가 희생을 해서 키우고 사춘기가 넘으면 보살핌을 끊어야 합니다. 이게 사랑이에요.
 
지금 아들이 살이 쪄서 누워만 있고 늦게 일어난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무기력하다는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 책임의식이 없습니다. 엄마가 너무 잔소리를 하니까 만사가 귀찮은 거예요. 엄마한테 저항할 용기마저 없어요. 차라리 저항하고 반항하는 게 더 나아요. 지금 아들은 부모에게 저항력마저 다 없어져 버려 그냥 자는 거예요. 그러니 엄마가 일일이 간섭하면 안 됩니다. 자식이 뭘 하든지 가만히 내버려 두고 간섭하지 마세요. 부모가 끊어주면 조금씩 회복이 될 것입니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 질문자 : 감사합니다.
 
답변을 하는 스님의 목소리가 점점 격앙되었습니다. 대부분 자비롭게 대답해주시던 스님이었는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이 아이를 얼마나 병들게 만드는지, 법륜스님은 그 아이의 입장이 되어 그의 괴로움을 대신 표현해주는 듯 했습니다. 어머니는 스님의 답변을 듣고 정신을 차렸는지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질문 뒤에도 아이 키우는 문제와 관련된 비슷한 질문들이 많이 나왔는데, 역시 같은 대답이 이어졌습니다. 자식에게 간섭하지 말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그럼 자식이 나쁘게 되는 걸 그냥 방관하고 있으라는 말이냐?” 이렇게 반문합니다. 하지만, 스님 말씀의 요지는 방관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가 한 인간으로서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겁니다. 자식을 정말 사랑하다면 보살핌을 끊어주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온실 속의 화초처럼 부모에게 늘 의존해서 자라도록 하는 게 사랑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짧은 문답 속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절절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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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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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자연아 2013.02.24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도 공감이 많이 가는 법륜스님의 말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 법륜스님이네 2013.02.26 1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 심리학도관심있게 보고있는데

    저게 현명한 답임

    저분은 듣고싶은말만하시네

  3. 직장인 2013.05.29 0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0살된 직장인입니다. 어릴때도 그렇고 부모는 자식에 대한 적정선을 긋고 존중을 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도 엄마와의 갈등, 내 자신의 무력감 등으로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데,
    여기서 어린시절 엄마와의 관계가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간섭하고 정해주는 것은 자식을 무력하게 만들고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까지 분간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자기자신의 소리보다는 주위의 소리에 민감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