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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콘서트

안철수 개인보다, 안철수 현상에 나타난 에너지를...

오늘부터 대선 후보 팬클럽을 각각 찾아가서 취재해 보려 합니다. 세 명의 대선 후보 팬클럽 또는 지지모임이 어떤 생각과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서로 비교해 보면 참 유의미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팬클럽 ‘해피스’입니다.  

 

안철수 후보 팬클럽 ‘해피스’가 지난 10월초 활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청춘콘서트를 함께 하며 서포터즈(자원봉사)를 했던 젊은 청년들을 중심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서로 모이기 시작해 벌써 전국적으로 3천여명의 회원들이 생겼다는 얘기였습니다. 저도 작년 여름 청춘콘서트를 취재다녔던 한 사람으로서 함께했던 친구들에게 ‘해피스’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그냥 동호회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그 세가 급격히 불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이 점점 커졌습니다.

 

얼마 전 10월 12일에는 홈페이지가 문을 열었습니다. 살짝 들어가보니 '해피', '미래', 변화' 이런 느낌들이 산뜻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비장함보다는 부드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처음 홈페이지 문을 연 이후 10여일 남짓한 기간동안 1000건이 넘는 참여댓글이 달렸다고 합니다. 공지글은 조회수가 1만이 넘어가는 글도 있습니다. 언론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계속 사람들이 모여든 것입니다.

 

 

▲ 안철수 팬클럽 '안철수와 해피스' 홈페이지 캡쳐 화면. (http://happys.or.kr

 

어제 저녁 해피스 활동을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한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얼마 전 회원모임을 거쳐 공동대표 중의 한 사람으로 선정되었다는 ‘권완수’씨였습니다. 직접 찾아가서 만났습니다. 

 

- 해피스 활동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는 청춘콘서트 서포터즈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안철수 후보님의 생각을 듣게 되었지요. 사실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많이 있었습니다. 불안한 미래, 청년 실업 등 청년이 국가의 미래인데 그 미래가 어두워보였습니다. 그걸 고민하던 중 청춘콘서트를 만나게 되었고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를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정치라고 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정치기득권, 국민을 왜곡하는 대의정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여의도 정치, 이 판이 바뀌어야 미래가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려면 낡은 세력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 새인물, 국민의 뜻을 정확히 수렴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안철수 후보님이 해주실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후보님께 힘이 되어 드리고자 해피스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뜻맞는 친구들과 함께 해피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 해피스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해피스 공동대표 권완수씨.(ⓒ오마이뉴스 이동철)

 

권완수씨는 학자금 대출 빚을 갚느라 아르바이트를 전전긍긍해야 하는 정치에는 관심 가질 여유조차 없었던 전형적인 20대 청춘이었습니다. 하지만 청춘콘서트 서포터즈 활동과의 인연으로 이렇게 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열정이 넘쳐흘렀습니다.  

 

- 현재 해피스 회원은 어느 정도 규모이며, 어떤 분들이 주로 회원인지?

 

“지금은 3000여분 정도가 가입해주시고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처음에는 젊은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홈페이지를 열고 SNS 등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지금은 그 뜻에 동참하시는 많은 일반 시민 분들도 꾸준히 참여해주시고 계십니다. 청년의 열정이 감동을 시킨 걸까요? 하하하.”  
 
- 해피스 활동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좀 부탁드려요

 

“해피스는 사실 안철수와 해피크리스마스의 줄임말입니다. 대선이 끝나고 얼마 안 있으면 크리스마스잖아요? 그래서 우리 함께 국민의 선택으로 대통령을 뽑고 기쁘고 새로운 마음으로 크리마스를 맞이하자는 뜻에서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회원분들과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가벼운 모임 정도를 진행하는 정도이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오프라인에서 정책 토론, 비전이야기 등 정모도 진행하고 선거운동기간에는 함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리며 캠페인도 기획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 계획된 일정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오늘 11월 3일 해피스 회원들과 함께하는 그랜드 콘서트가 있을 예정입니다. 첫 팬미팅이라고나 할까요? 해피스 회원분들이 많이 모이셔서 함께 희망을 다져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개인보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표출된 '안철수 현상'에 주목하여 그 에너지를 우리 사회의 긍정적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목표예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시민과 청년의 눈으로 건강한 정책비판과 정치적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겁니다. 대통령을 시키는 것도 우리의 몫이지만 당선 이후에도 지켜봐야 해요. 안 후보를 다독여주기도 하고 비판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한 지지 모임이 아니라 비판과 감시 역할도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보였습니다. 개념있는 팬클럽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해피스는 운영체계도 임시적인 것 같았습니다. 자발적으로 여기저기서 모이다 보니 조금 엉성해 보였습니다. 오늘 11월3일 오프닝 콘서트 이후 회원들의 민주적 논의를 통해 공식적인 운영체계를 갖출 계획인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스럽게 오늘 있을 해피스 콘서트 이야기로 대화가 옮겨갔습니다.

 

"안철수 후보님이 음치라던데 노래를 시키고 댄스타임을 갖는 것은 어떨지 고민 중이예요.  함께 가기로 한 주변 친구들이 그날 한 번 신나게 놀 거라며 기대가 커요. 이웃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했는데 카풀로 함께 갈 예정입니다."

 

하트를 뽕뿅 날리며 오늘 행사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습니다. 오늘 전국에서 모이게 되는 해피스 회원들의 특징에 대해서도 한 마디를 했습니다.  

 

“해피스 회원들의 특징은 기성정치에 실망해 정치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무당층이 대다수인 것 같아요. 실제 번개 모임에서 만난 '해피스' 회원들은 개인적으로 안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를 모두 좋아하는 것 같아요. 민주당이라는 기성정당에 대한 실망으로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정당 기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저 또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죠. 그렇지만 현실을 봐요. 20~30년 정치를 해온 사람들이 우리 정치를 어떻게 만들어 놓았는지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개인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자신의 옳은 신념을 굽힐 것이라 생각지 않아요. 그러나 민주당이라는 낡은 틀이 있잖아요. 그 안에서 본인 마음대로 뜻을 펼 수 없다는 정치생리를 알고 나서는 안 후보 쪽으로 마음이 더 굳어졌죠. 그동안 민주당한테 한 두 번 속았나요?"

 

이들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낡음과 새로움이었습니다.

 

'해피스'는 안철수 후보 진심캠프 측과는 거리를 두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회원들의 십시일반 모금으로 재정문제를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거법은 현실적 제약이 많이 따른다고 했습니다. 선관위는 정치인 팬클럽을 공직선거법 87조에 따라 개인 간의 사조직으로 봅니다. 따라서 사전선거운동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팬클럽 이름을 걸고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권완수씨는 “문화공연도 제한이 되기 때문에 음악과 공연에 재능있는 친구들이 축제처럼 선거운동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고 푸념했습니다. 재기발랄한 청년들이 공직선거법이라는 틀 안에 묶여서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 해피스 트위터(@happysahn)와 페이스북(fb.com/HappysAhn) 프로필 이미지.

 

'해피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안철수 후보가 산타복장을 한 장난스런 사진이 프로필로 올라와 있습니다. '안철수와 해피S'라는 이름 그대로 정말 12월19일 투표하고 안철수와 함께 해피 크리스마스를 정말 맞이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다음 포스팅은 문재인 후보의 지지모임을 찾아갑니다. 기대해 주세요.^^

 

오늘(11월3일) 오후2시부터 시작될 안철수 팬클럽 '해피스' 콘서트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직접 참석한다고 합니다. 해피스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라고 하네요. 

 

 - 해피스 콘서트 행사 안내 : [클릭]

 

 

낡은 정치를 깨끗이 닦아줄 '철수세美' 가 무척 인상적이네요.ㅋㅋㅋ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열정이 정말 폭발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