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저녁, 서울시립대 대강당에서 열린 '새로운 100년 쟁점타파 특별콘서트'에 다녀왔다.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해 오연호 대표가 묻고 법륜스님이 답변하는 방식의 토크콘서트였다. 평소 즉문즉설을 통해 인생고민을 상담해 오던 법륜스님이 이번 콘서트에서는 복잡한 정치와 사회 현안에 대한 명쾌한 해법을 쏟아내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모두 확정된 직후인 탓인지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은 삼갔지만 강정마을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서는 통합의 리더십을 거듭 강조했다.

 

 

오연호 대표가 법륜스님에게 물었다.

 

“이번 추석 때 스님께서 제주도 강정마을에 내려가서 마을잔치를 한다고 들었어요. 강정마을은 갈등의 골이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시고 이런 계획을 세우신 것 같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뚜렷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요?”

 

법륜스님은 굉장히 높은 톤으로 이 사안을 해결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며 답변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일단 마을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그 마을이 400년 된 마을이라고 해요. 그렇게 조상대대로 살아왔는데 어느 날 해군기지가 추진되면서 마을을 떠나야 하는 문제가 생겼어요. 찬성자와 반대자들 사이의 갈등이 심각합니다. 조카와 삼촌이 찾지 않고 동기동창 간 싸우고 이런 문제가 생겨서 마을공동체 전체가 심각한 위기와 파괴국면에 놓여있습니다. 주민들이 굉장한 고통을 겪고 있어요. 찬성하는 측은 해녀와 어촌 쪽이고 비율로는 20%정도 되는 것 같아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나 일반 가정은 반대를 하는데 80%정도 되는 것 같아요. 찬성하는 사람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욕 얻어먹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종북이라느니 빨갱이라느니 반국가적인 행동을 한다느니 이렇게 욕을 먹습니다. 주민들은 참 억울합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 이런 오해를 받아야 하고요. 농사꾼이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계속 데모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법륜스님은 강정마을 주민들이 찬성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이나 양쪽 모두가 억울하게 고통받고 있음에 가슴 아파했다.

 

정치가 실종되었다

 

“정부는 국가추진사업을 반대한다고 얘기하고 해군은 필요하다고만 얘기하고 이런 게 뒤엉켜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갈등이 생겨서 당사자들끼리 해결이 안 될 때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월급 주는 게 정치인이예요. 직접 가서 얘기 들어가면서 이 문제에 대한 합리적 해결책을 찾는 게 정치인데 정치가 실종되었습니다. 싸우기 바쁘지 이걸 가지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없어요. 그러니 주민들이 싸우는 것입니다. 농사지어야 할 사람이 3년을 투쟁하는 문제가 벌어졌어요.”

 

첨예하게 대립하는 갈등을 중재하는 것이 정치인데 정치가 실종되었다고 크게 강조했다. 기존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는 뼈아픈 말씀이었다. 농사도 못 짓고 3년 동안이나 데모를 해오는 동안 국가를 향해 마을 주민들이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을지 헤아려졌다.
 
찬반여부를 떠나서 서로 화합하는 마을잔치가 필요하다

 

“찬반여부를 떠나서 마을공동체를 위해 밥도 좀 같이 먹고 서로 화합하는 의미에서 마을잔치를 열고 위로 공연도 하려고 해요. 추석 때 제가 가서 말씀도 나누고 김제동씨도 가서 공연해주기로 했어요. 내가 태어난 고향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국민들도 이해해주어야 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법륜스님은 마을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마을잔치를 준비했다고 했다. 쓸쓸하게 추석을 보내야 하는 주민들이 이번 마을잔치를 계기로 조그만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다.

 

어느날 갑자기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일인가?

 

“400년 동안 700가구 2,000여 명이 사는 마을에 어느 날 갑자기 고통을 주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일인가요? 국가에 이익이 된다면 국민들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가요? 국가라는 건 국민의 재산과 권리를 보호하고 행복을 담보하는 것인데 이것을 무엇으로 정당화할 수 있습니까? 그럴 권리가 있는 것인가요? 80% 찬성하고 20%가 반대한다 하더라도 그 20% 반대하는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야 해요. 주민들의 동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과정이 필요하고 국가가 이 권리를 빼앗을 수 없다는 말이다. 국가는 국민의 재산과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그 역할이라는 말은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줄줄 외웠던 말인데 지금까진 그저그런 표현이었다. 그런데 강정마을 문제를 통해 이 구절을 이야기하니 정말 다르게 다가왔다. 

 

재검토를 해서 해결책을 찾는 게 통합의 리더십

 

“주민들이 이렇게까지 반대한다면 재검토를 해야 하죠. 첫째, 이런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게 필요한가? 둘째, 꼭 제주도에 건설해야 하는가? 셋째, 제주도민에게 이것이 이익인가? 이런 것들이 검토가 되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면 “이미 공사가 시작되었다” 라고만 말해요. 그건 옳지가 않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가 다시 한 번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 누가 이기고 누가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재검토를 해서 해결책을 찾는 게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느냐 측면에서 봐야 답을 찾을 수 있어요.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예요.”

 

오연호 대표가 감탄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통일문제 하나만 하더라도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인데 강정마을에 대한 해법까지 명쾌하게 말씀해 주시네요. 추석 바로 다음 날인 10월1일에 잔치를 하러 가시는데, 찬성자와 반대자가 모두 잔치를 하신다는 거죠?”

 

법륜스님이 답했다.

 

“그런데 찬성자가 소수이기 때문에 오시는 것을 약간 부담스러워하세요. 그래서 그 날만큼은 마을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집중하고 찬성과 반대를 따로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법륜스님의 열정적인 답변이 청중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법륜스님의 답변 속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이런 갈등을 조정하고 풀어주는 게 정치인데... 정치가 실종되었다.” 이 말씀이 가장 뼈아프게 다가왔다. 지금도 강정마을 주민들은 망연자실 가슴 아파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이라고 하는 분들은 선거전으로 들어가면서 이 문제에 대해선 조금씩 외면하는 것 같다. 법륜스님은 시종일관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느냐?”를 강조했다. 갈등을 풀어가는 능력이 이 시대의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통합의 리더십이라는 얘기다. 왜 스님이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는지가 깊이있게 다가왔다. 원자력발전, 용산참사, 한진중공업 문제, 쌍용차 해고노동자 문제 모두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갈등하고 고통받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이를 중재해 내는 그런 정치인, 그런 대선 후보 거기 누구 없소? 강연 듣는 내내 이런 질문이 던져졌다.

 

법륜스님과 김제동이 함께하는 강정마을 화합의 마을잔치 행사 안내입니다.  


  [바로가기] : http://cafe.daum.net/chungcon/8FOi/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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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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