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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남편이 이혼 후 여자와 사귀고 아이도 달라해요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가을 100회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 세종대 대양홀에서 2500명의 청중들이 모인 가운데 첫 번째 강연이 열렸습니다. 봄에 100강을 했고 여름에 100강을 했으니 합하면 201번째 강연이었습니다. 이제 연말까지 100강이 남았는데 그 첫 출발의 자리였습니다.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한 가지를 선택해서 여러분께 생생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서른 여섯 살의 한 여성분이 얼마전 남편과 이혼을 했고 지금은 아이의 양육권 문제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질문했습니다. 세 아이를 낳았는데, 본인이 직접 아이들을 다 키우고 싶지만 자신이 없고, 남편에게 보내려니 마음이 아프고,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을지 호소했는데, 법륜스님과의 문답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모습에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 질문자 : 남편이 얼마 전 저에게 정이 떨어졌다면서 이혼을 요구해서 결국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언젠가 다시 결합할 것을 기대했지만, 이혼하자마자 다른 여자와 재혼을 계획하고 올해 11월에는 아이 마저 데리고 가겠다고 합니다. 지금 만난 여자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고 자기가 더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새엄마와 지낼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을 남편에게 보내는 게 나을까요? 남편은 저를 무조건 싫어하구요. 어떻게 하면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요? 저는 지금도 남편이 돌아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 법륜스님 : 다른 사람이 이미 주워갔는데 지금 그걸 가지고 뭘 그래요? 이미 남의 손에 갔는데... 얘기 들어보니 남편이 별 볼일 없는 인간이예요. 그런 사람이랑 헤어진 건 잘 된 일이예요. 그 여자에게 저런 인간 데려가줘서 고맙다 하세요. 어떤 여자가 데려가줘서 참 다행이다. 그 여자를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좋게 생각해야 해요. 알겠어요? 그렇게 하고 남편은 그걸로 끊으세요. 남편으로서는 이미 끝났습니다. 정식으로 이혼 했는데 남편이라는 말을 붙이지 마세요. 아이들 아빠라고 불러야지요. 남편은 아니예요. 지금 나랑 관계없는 남자예요. 미련을 갖지 마라 이 말이예요.

 

- 질문자 :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요?

 

- 법륜스님 : 애들을 줘야 되나 걱정할 필요 없어요. 자기 지금 직업 없어요? 빨리 직업을 새로 구하세요. 그런데 애가 지금 10개월이면 직업을 구하면 안 돼요. 애기는 세 살 때까지는 자기가 키워야 돼요. 친정엄마는 밥먹고 살아요? 그러면 친정 부모님께 얘기해요. 3년만 생활비 대라. 그리고 그냥 애기 키우면 돼요.

 

- 질문자 : 이혼 당시 합의본 것이 첫째 아이는 아빠한테 양육권이 있고, 둘째는 저한테 양육권이 있고, 셋째는 합의된 건 없고 그냥 제가 키우고 있어요. 셋째는 자기가 원해서 낳은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당시에 지우라고 했지만 제가 키우겠다고 해서 낳은 아이입니다. 셋째 아이 임신 중에 이혼을 했습니다.

 

- 법륜스님 : 그러면 첫째 애를 남편이 키우라고 하고 둘째와 셋째를 본인이 키우면 되잖아요. 셋 다 키우기 힘드니까요.

 

- 질문자 : 첫째 아이가 혼자서는 안 가려고 해요. 둘째랑 사이가 좋아서 둘째도 같이 가야 간대요. 둘째는 지금 4살입니다.

 

- 법륜스님 : 4살은 엄마가 키워야 해요. 그러면 남편한테 둘째가 중학교 들어가면 첫째 둘째 다 보낼 테니까 그때까지만 내가 키우겠다 하세요. 중학생 정도 되면 사물을 이해하니까 합의해볼 수 있어요. 그 정도 되면 아이에게 선택권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선택권이 없어요.

 

- 질문자 : 남편은 나를 못 믿겠다고 해요. 둘째를 안 보내주면 소송하겠다고 그러거든요.

 

- 법륜스님 : 첫째는 합의했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 질문자 : 그런데 첫째가 너무 불쌍해서요. 

 

- 법륜스님 : 불쌍할 건 없어요. 그 쪽 여자랑 같이 살면 되지요.

 

- 질문자 : 동생이라도 있으면 의지처가 있는데...

 

- 법륜스님 : 첫째까지 데리고 있고 싶으면 재판을 해보면 좋지요. 아이들은 가능하면 엄마가 같이 데리고 있는 게 좋아요. 중학생 이후에는 아이가 선택권이 있어요. 지금은 아이 선택권이 없어요. 재판을 해보세요.

 

- 질문자 : 남편 말로는 본인은 새 여자와 정상적인 부부 환경 밑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데 저는 혼자 키워야 하니까 환경적으로 아이를 위해서 본인이 키우는 게 낫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법륜스님 : 주장이 합당하다 싶으면 따라도 되고요.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키우는 게 좋아요. 그런데 질문자가 세상 물정을 아무것도 몰라요. 정신 좀 차리세요. 자기의 권리를 정확하게 인지해야지요. 자기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요. 그런 걸 뭐 두려워 하나요? 왜 여기 와서 이래요? 남편한테 가서 엄마로서 내가 자식을 키워야 한다. 크면 돌려 주겠다 당당하게 주장하세요. 이런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설득력이 이이기예요.

 

- 질문자 : 그러면 세 아이를 저 혼자 키워야 되는데...

 

- 법륜스님 : 자기가 원하면 키우면 되요. 자기가 흔들리는 이유는 진짜 내가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아니고, 내 살 길을 걱정하는 거예요. 아이들 걱정하는 게 아니고요. 그래서 이래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겁니다. 그런 수준이면 아이들을 남편한테 보내주는 게 낫습니다. 애 엄마의 자세가 아니라는 거예요. 엄마는 그런 머리를 굴리면 안되요. 내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애는 내가 키워야 한다 딱 각오가 되어 있어야지요. 어떻게 키우나 그러면 벌서 엄마가 자식을 보호하는 태도가 아니다 이겁니다.

 

이제 매일 아침 300배 절을 하면서 남편에 대해서는 ‘미안해요, 고맙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미안합니다.’ 하면서 자꾸 절을 해요. 남편이 돌아올 걸 기대하지 말고요. 내 남자는 죽었어요. 이미 끝났어요.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너네 아빠가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갖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아이들이 훌륭하게 됩니다. 엄마 마음 속에 아빠는 훌륭한 사람이야 하는 마음이 새겨져 있으면 비록 이혼을 했더라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큽니다. 그런데 너희 아빠는 나쁜 사람이야 하면 아이들도 나빠집니다. 남편으로서가 아니라 아이의 아빠를 좋게 생각하라는 겁니다. 절을 하면서 ‘나랑 사느라고 얼마나 힘들었어요?’ 하세요.

 

자녀 문제는 자기 선택의 문제입니다. 자기가 셋 다 키울 수 있겠다 싶으면 키우면 돼요. 그런데 자기가 키울 자신이 없으니까 욕심은 있고 자신은 없고 그런 겁니다. 자신이 없으면 아이를 위해서 내 가슴이 타더라도 남편한테 보내세요. 괜히 애들을 헷갈리게 하면 안 됩니다.

 

- 질문자 :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보면 안 된다는 건가요?

 

- 법륜스님 : 내가 보고 싶어서 보면 안 됩니다. 애가 보고 싶다고 하면 가서 보면 됩니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 살을 도려내도 아이를 위해서는 뭐든 하겠다 이런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엄마라면 자기는 없어야 해요. 오직 아이를 위해서 하는 마음을 내셔야 해요.

 

- 질문자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엄마는 어떠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명확하게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스님은 한결 같이 엄마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강조했습니다. 내 살 걱정만 하고 진정으로 아이들 걱정은 안 한다는 말씀이 따끔한 일침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3살 미만일 때는 엄마의 정서적 안정이 아이의 정신건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이를 지키려고 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남편이 나쁜 인간이라 하더라도 진정으로 아이가 건강하게 크기를 원한다면 아이에게는 아빠가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크게 남았습니다. 법륜스님은 윤리도덕적인 차원의 말씀을 넘어서서 인간의 심성에 대한 이해 위에서 말씀을 해주기에 항상 그 깊이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밝아진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 질문자를 보면서도 마음이 뿌듯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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