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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에게희망을

손수조 vs 청년당, 진짜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4.11 총선을 앞두고 부산 사상구에서 문재인과 격돌하며 받고 있는 20대 청년 후보가 있습니다. 바로 손수조입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직접 부산에 내려와 지원 유세까지 펼치게 되면서 대선 전초전을 방불케 하는 열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손수조 후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하는 심정으로 나왔다며 자신이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젊음의 도전 정신으로 나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손수조를 지켜보며 '이 친구는 정말 계란으로 바위치기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불연듯 들었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손수조 후보를 지원 유세하러 간 시간... 같은 시간에 홍대 앞 클럽 v홀에서는 대한민국 최초로 청년들이 청년들 스스로의 힘으로 ‘청년당’을 창당했습니다. (관련 기사 : 홍대클럽에서 열린 청년당 창당대회, 열기 후끈)

같은 청년 후보로 이번 4월 총선을 치르게 되는 손수조와 청년당. 제 나름대로 지켜 본 손수조 후보와 청년당 창당에 대한 제 생각들을 한 번 적어봤습니다.

처음으로 손수조 후보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된 건 한달 전 인터넷 기사를 통해서였습니다. 그 때 이후 손수조 후보의 모습과 청년당을 만들어가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이 자주 오버랩 되었습니다. 청년당과 손수조, 무엇이 다를까.

손수조

▲ 지난 13일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손수조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손 후보와 함께 차량에 올라 거리에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오마이뉴스 ⓒ 남소연)

청년당

▲ 지난 13일 홍대클럽V홀에서 창당대회를 가진 청년당. 서울 마포을에 권완수 후보, 중구에 오정익 후보, 부산 사하갑에 박주찬 후보, 총 3명의 지역구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이번 4월 총선에서 정당 득표를 통해 비례 후보도 당선시킬 예정입니다.


손수조 후보. 처음에는 참 당돌한 친구라는 좋은 이미지가 컸습니다. 20대의 한 청년이 3000만원 전재산으로 문재인이라는 대항마를 잡아보겠다고 선언한 것도 신선했습니다. 새누리당에서 비례대표 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도 “비례대표에는 관심없다” 며 딱 짤라 말한 것도 참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결정적인 건 지난 15일 손수조 후보가 직접 발표한 '청년'에 방점을 찍은 정강정책들입니다. 손수조 후보는 과연 청년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궁금해서 이날 배포된 '부산 사상구 공천자 정강정책방송연설문’을 조목조목 읽어보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안녕하세요? 새누리당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후보 손수조입니다.
 요즘 모든 정당들이 20대 취업난을 얘기하고 공약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청년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공정한 기회입니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토익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면접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은 분명 공정하지 않습니다.
 요즘 취업난이 정말 심각합니다. 저 역시 취업전쟁을 치렀습니다. 흔히 말하는 88만원 세대. 그게 저고, 제 친구들입니다.
 스펙은 돈이 없으면 힘듭니다. 어학연수와 각종 인턴십. 공모전.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여기까지 참 좋았습니다. 본인을 88만원 세대로 규정하고 본인과 같은 많은 청년들이 취업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습니다. 진보정당에 가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그의 연설문은 구구절절합니다. 그래서 큰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는 왜 새누리당을 택했을까?"

새누리당이야말로 부익부빈익빈, 정경유착, 친재벌정책을 통해 사회양극화를 심화시켰으며 청년문제를 가장 외면해 온 장본인들인데 말이죠.  
 
그렇지만, 말미에는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한 그럴듯한 복지 공약과 대안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청년들의 문제는 복지공약으로 해결하기 힙듭니다. 마구잡이식 복지가 청년들의 미래를 담보로 하고 있다는 겁니다.
 복지 혜택이 확대되면 누군가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지금 여야가 쏟아내는 공약들을 보면 우리 청년 세대에게는 빚더미입니다. 청년 한 명이 노인 세 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스웨덴과 같은 든든한 복지국가로 가는냐, 그리스와 같은 재정파탄 국가로 가느냐, 중요한 갈림길에 있는 우리나라의 살림살이를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새누리당을 택한 이유입니다.“

말미에 손수조 후보는 청년들의 문제가 복지 공약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못을 박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복지 혜택을 주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청년세대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복지 부담을 왜 청년세대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청년들의 창업, 창직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금은 부자 증세나 대기업의 사회발전분담금 신설을 통해 충분히 재정마련이 가능하고, 이는 청년세대에게 전혀 짐을 지우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부를 독점해 온 소수 기득권 계층의 세금 증세를 통해 해결하면 될텐데, 왜 청년세대가 복지에 대한 짐을 져야 하는지 손수조 후보에게 다시 묻고 싶습니다. 

손수조 후보는 기득권과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그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선거일기가 또 제 시선을 끌어당겼습니다. '국정현안과제'에서 반값등록금에 대해 허황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88만원세대를 자임한 그의 이 같은 입장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또 의문이 듭니다.

"반값등록금의 외침이 강한데, 이는 허황된 표퓰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등록금을 일률적으로 내리는 게 아니라 장학금 지급 대상을 확대하거나 학자금 대출 이자율을 낮추는 식으로 '맞춤형 복지'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아, 그래서 새누리당과 기조가 같은 거구나.’ 손수조가 왜 새누리당을 선택했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저는 20대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되셨던 여러분들도 정치 신입입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새누리당도 신입입니다. 새누리당과 신인의 마음으로 함께 해주세요. 새누리당이 내딛는 새로운 정치의 첫 발걸음,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마무리에서는 새누리당도 정치 신인이라고 강조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더 인상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낡은 정치의 주역들을 정치 신인이라니요.ㅠㅠㅠ

새내기 정치인의 입에서 무한경쟁시대의 새로운 비전과 가치가 제기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기성 정치권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심지어는 20대 대학생들의 최대 고민인 반값등록금 주장에 대해서조차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니, 저는 손수조 후보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과연 20대를 대변할 자격이 있나요?” 

손수조 후보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으로 20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왜 새누리당과 박근혜의 든든한 지원을 계속 받고 있을까요? 손수조 후보가 처음 출마를 선언하고 나왔을 때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감동도 있었고 호소력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요? 박근혜가 든든한 빽으로 지원하고 있고, 새누리당이 본격 가담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을 과연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할 수 있을까요? 
 

손수조는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아니라 ‘바위 위에 올라 탄 계란' 입니다.

이와 대비해서 얼마 전 청년당을 창당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잠깐 들려드리죠. 청년당을 창당한 청년들은 정말 평범한 청년들입니다. 청년문제를 청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 보고자 스스로 일어선 청년들입니다. 청춘콘서트를 함께 진행하며 이 시대 청년들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낀 청년들입니다. 정치를 통해서만이 청년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시대정신을 안고 출발했습니다. 손수조가 선거를 위해 내어 놓은 3000만원 이라는 재산 조차도 없고, 오히려 학자금 대출 빚만 3000만원이 있는 청년들이 맨땅에서 청년당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박근혜나 새누리당처럼 든든한 지원군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도, 그 누구도 지원해주지 않지만 청년들의 열정으로 발품을 팔아가며 창당을 했고 이번 총선에 후보도 내었습니다.

진짜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청년당이다.

청년들이 청년당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한번 보시죠.



무명의 청년들이 서민들의 아픔을 해결해 보고자 거리로 나갔습니다. 수만명의 시민들을 직접 만나가며 답답한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창당을 해야 하는지, 선거법은 어떻게 되는건지 스스로 자료를 찾아가며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왔습니다. 기성 정치권이 만들어 놓은 문턱은 너무나 높았지만, 단 한달 만에 당원 7000명을 모아내며 창당까지 이뤄냈습니다.

청년당 창당대회에 축사를 하러 온 세금혁명당 선대인 대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희망은 자력으로 만들 때 더욱 빛이 납니다.”

지금 손수조 후보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이라는 기성 정치권에 기대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손수조와 청년당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언론들은 손수조에게만 많은 관심이 가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스스로 일어선 청년당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청년들이 청년자립, 국민행복, 정치개혁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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