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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Daum Life On Awards 시상식 직접 참여해보니

어제 저녁, Daum에서 마련해준 2011 Life On Awards 시상식 행사에 초청되어 갔습니다. 다음 한남동 사옥을 찾아가는 길은 영하 10도의 매서운 칼바람이 불었지만, 행사장에서는 다음 직원분들의 따듯한 정성과 세심한 배려에 포근함을 가득 느끼고 왔습니다. 

수상식 참여에 대한 공지글을 봤을 때는 그냥 단순히 상 주고 밥 먹고 그러겠구나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참여해보니 보통의 시상식과는 남달랐습니다. 상패와 트로피만 받는 단순한 시상식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배움'이 있는 시상식이었습니다.

우선, 입구에서부터 저를 깜짝 놀라게 한 건 바로 수상자 한명 한명을 자세히 소개한 액자 전시였습니다. 이 액자 앞에서 기념사진도 촬영해 주었고, 2012년 새해 소망을 적어서 함께 찍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사진을 찍어주신다고 해서 급당황해 하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네요. 쑥쓰럽게 말이죠. 그렇지만 Daum에서 블로거대상 수상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는 자부심을 주기엔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이런 상은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저에게는 더더욱 그러했네요.ㅎ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감명 깊었던 시간은 제가 평소에 좋아하던 '박웅현' CD(크리에이트브 디렉터)님을 만났다는 겁니다. 지난 여름 원주에서 열렸던 청춘콘서트에서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청년들에게 들려주었던 '창의성'에 대한 강연이 지금도 제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어제 시상식 강연에서도 짧은 20분이었지만 미디어를 좋아하는 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박웅현씨가 수상자들에게 들려준 주옥같은 말씀 중에서 제 기억에 남았던 몇가지만 요약했습니다.  

"강력한 컨텐츠 없이 언론사라는 이름으로 군림하던 사람들에게는 지옥의 문이 열렸습니다. 누구한테 천국의 문이 열렸나? 강력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었지만 미디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천국의 문이 열렸습니다. 컨텐츠의 힘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진정성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풀뿌리의 시대, 컨텐츠의 시대, 진정성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명함이 그 사람의 힘이 되지 못합니다. 내가 아무 명함이 없을지언정 내가 가진 컨텐츠가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바로 그걸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스티브잡스가 "해군이 되지 말고 해적이 되자"는 유명한 말을 남겼어요. 저는 해군입니다. 저는 시스템의 힘으로 일을 합니다. 군대도 있고, 규율이 있고, 무기도 있습니다. 저 빼고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은 해적입니다. 뭐가 더 멋있나요? 해적이 더 멋있습니다. 사실 저는 해적이 될 수 있느냐? 저는 무서워서 못할 것 같아요. 제가 여러분들을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그래도 마음에 새겨야 될 말씀은 "해적이 됩시다" 라는 겁니다."


명함이 아닌 컨텐츠의 시대, 우리 모두 해적이 되자는 메시지를 남겨주었습니다. 직접 제작한 3개의 광고들을 함께 보여주어서 더 강렬하게 메시지가 다가왔습니다. 자본이나 시스템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블로거들이지만 진정성 있는 컨텐츠들을 만들어내면 누구나 1인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거죠. 역시 진정성이군요. 강의를 들으며 저도 2012년에는 정말 진정성 있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많이 했습니다. 우린 가진 게 진정성 밖에 없잖아요.^^

이어서 진행된 시상식. 제가 평소 만나고 싶었던 파워블로거들을 한 자리에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는...ㅎ 그리고 친구들한테 20대 여자만 가입할 수 있다는 '여성시대'라는 카페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는데, 이 카페을 운영하는 운영자 두 분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카페 회원만 19만명을 보유하고 있고, 카페 운영의 노하우도 들려주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많이 웃었습니다. 그 중에 '치느님', '삼남신'이라는 카페 용어가 기억에 많이 남네요. 치킨을 '치느님'이라 하고, 조인성, 강동원, 원빈을 '삼남신'이라 일컫는다고 합니다. 20대 여성이 가장 좋아하는 '치느님'은 '삼남신' 보다 우위에 있는 지존이라고 합니다.ㅋㅋㅋ 20대 여성들만의 솔직한 문화를 들을 수 있어 유쾌했습니다. 저도 무척 가입하고 싶어졌는데, 남자는 가입 불가라고 하네요.ㅠ 여자로 위장했다간 강퇴 당한답니다.ㅋ

정말 기대가 되었던 시간... 미디어몽구와 아이엠피터의 스페셜토크 시간이었습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면서 '롤모델'로 삼아왔던 두 블로거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몽구님의 실물을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시사블로거이고 현장 취재를 많이 하셔서 거칠고 강렬해 보일 줄 알았는데, 말씀하는 것 보니까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아서 의외였습니다.ㅋ 아이엠피터님은 예상했던 것보단 젊어 보였습니다. 애 딸린 아빠라고 하는데, 평소 존경하던 분이라 가슴이 설레였어요.ㅋ



사회자가 묻고 미디어몽구와 아이엠피터가 함께 나눈 토크 내용입니다. 기억나는 데로 그냥 적어봅니다. 1인미디어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 사회자 : 현장에 나가면 돌발상황과 맞딱드릴 때가 많은가?

- 몽구 : 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자리싸움에서 항상 밀려서 1시간 전에 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당시에는 트위터도 없어서 그 1시간이 1년처럼 길었다. 어떨 때는 쫓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열심히 기자들에게 인사드리고 인심을 쌓았더니 세월이 흘러 지금은 기자들과도 친해지고 어디를 가더라도 기자보다 더 대우받기도 한다. 출입을 못하는 곳은 기자들이 같은 회사 소속이라고 하면서 취재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 지방 내려갈 땐 차로 태워주시기도 하고 숙소도 같이 잡아주고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요즘은 나꼼수 펜들이 너무 많이 알아봐줘서 촬영하는데 너무 부담되고 선물도 많이 받는다. 사실 오늘 같은 경우 이 자리에 오지 않으려 했다. 정봉주 대법원 판결 때문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 약속한 거라서 왔다.  

기자들의 텃새를 뚫고 인심을 쌓아서 1인 미디어로 자리잡은 6년의 과정들이 애절하게 들렸습니다. 저렇게 되는 게 쉽지는 않구나 느꼈지만 몽구님이 길을 개척해 놓았으니 다른 블로거들은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겠지 하는 고마움도 들었습니다. 또 정봉주 판결 때문에 이 자리에 오지 않으려 했다는 말을 들으며, 저 같으면 시상식이라 하면 좋아라 하고 올텐데 명예, 인기 이런 것엔 별 관심이 없고 오직 진정성이 큰 사람이구나 하는 것도 느꼈습니다.

이어서 사회자가 두 사람에게 "서로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라"며 마이크를 넘겼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시사블로거 두 명이 서로에게 어떤 것이 궁금했을까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 ㅎㅎㅎ 참고로 이 두 분은 오프라인에서는 처음 만난 거라고 합니다.

먼저 몽구님이 피터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 몽구 : 피터님의 블로그 글을 보면 자료가 방대하다. 저는 영상 편집하는데 2시간 정도 걸리고, 글 쓰는데 10분 정도 걸린다. 글 하나 쓰는데 얼마나 걸리나? 

- 피터 : 하루에 한 편 포스팅하는데 10시간 정도 잡는다. 정보공개청구의 경우 기다려야 하니까 6개월 걸릴 때도 있다. 하지만 미디어몽구님은 현장에 찾아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고, 저는 앉아서 하는 일이니까 아마 비슷할 거다. 따져보면 몽구님이 가고 오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매일 10시간을 들여서 글을 쓴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청춘콘서트 취재를 하면서 가끔은 그렇게 시간이 걸릴 때가 있는데 매일 그렇게 하지는 못하거든요. 남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네요.  

피터님이 몽구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 피터 : 몽구님은 항상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그 분들의 문제만 어루만지니까 본인은 많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혼자 살기도 힘들텐데... 어떻게 그 분들을 도와줄 마음이 생기는지? 누가 도움을 많이 주는지?  

- 몽구 : 시사 쪽이다 보니까 수입이 한푼도 없다. 처음 블로그 시작할 때 결심한 게 돈 보다는 사람을 택하자 였다. 촛불 끝나고 나서는 돈이 없어서 취재도 못갈 때도 있었고, 연말 시상식에서도 상 보다는 상금이 더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말 안해도 트위터에서 제 계좌번호가 계속 돌고 있다. 6년동안 사람을 택하면서 묵묵하게 한눈 팔지 않고 한 길만 걸어온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 얼마전 방송국 경력PD 스카웃 제안도 들어왔는데 이제야 앞날에 빛이 들어오는 것 같다. 내년 총선을 기대해야겠다. (웃음) 

- 사회자 : 피터도 스카웃 제의가 많이 들어오나요? 

- 피터 : 저는 선관위 제제가 많이 들어옵니다. (하하하 웃음) 기자로는 제안이 안 들어옵니다. 왜냐하면 저를 고용하면 고소 고발을 많이 당할 수 있으니까요. 

사회자가 "1인 미디어의 빛과 그림자를 보는 것 같다" 며 농담을 던졌습니다. 몽구님은 노무현 전 대통령 안장식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영상이려며 기억해달라 부탁했는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화려한 편집 기술은 없지만 진성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마치 노재 현장에 그대로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흠뻑 빨려들어갔습니다.

- 1인미디어 시대에 네티즌들이 꼭 생각해야 할 것은?

- 피터 : 1인미디어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90%의 언론들이 10%의 사람들을 죽이려 해도, 10%의 사람들이 만든 컨텐츠를 대다수의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블로그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블로그는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한 책임감과 전문성, 미친듯이 열정을 바쳐야만 가능하다. 미디어몽구도 오랜 시간을 겪었다. 자기만의 블로그에 미친 사람들이 계속 더 많이 나오면 10%의 사람들이 90%의 기성 언론을 언젠가는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몽구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두 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사람은 앉아서, 한 사람은 뛰면서, 그 방법은 서로 달랐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그 마음은 같았다는 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이 지향하는 세상은 자신들이 할 일이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자신의 실업(ㅋ)을 위해 열심히 싸우고 계신 두 분에게 참석한 대중 모두가 큰 박수를 보내었습니다.
 
마침내 '희망플래너'도 상을 받았습니다. 쟁쟁한 파워블로거들 사이에 제 이름을 내미는 게 많이 쑥쓰럽지만 큰 영광이었습니다.



수상한 한 분 한 분의 블로그를 모두 영상으로 제작해 주었더라구요. 그리고 수상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은 한 권의 책으로 엮어져서 선물로 제공되었습니다. 유저들을 위해 대단한 정성을 쏟았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많이 받았네요.

가장 아쉬웠던 것은 블로거대상 '대상' 수상자인 '무터킨더'님이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 멀리 독일에서 보내온 영상을 통해 무터킨더님의 수상 소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상식이 일주일만 늦춰졌어도 한국에 오실 수 있었다는 말에 많은 아쉬움이 묻어났습니다. 저도 대학때부터 교육을 전공했고 무터킨더님이 쓴 교육에 대한 글을 보고 '경쟁'에 대해 많은 성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묻고 싶은 게 참 많았는데 영상으로 대신해야 했네요.ㅠㅠㅠ

시상식으로만 끝나진 않았습니다. 연말연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성금을 전달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Life On Awards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네트즌 투표 횟수에 따라 사회공헌기금이 마련되었는데요.


Daum 사회공헌서비스 '희망해'를 통해 네티즌들도 많이 참여해주었고, 더불어 Daum에서도  기부를 해주어서 모금액이 무려 2억 1천만원이 넘었습니다. 사랑의 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서 추운 겨울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된다고 하니 마음이 훈훈했습니다.

Daum 직원분들과 수상자 전원이 무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저도 오늘 처음 들은 이야기인데 '다음'이라는 회사 명칭의 뜻이 '多音'이라 합니다. 많을 다, 소리 음. 다양한 소리를 듣는다 그런 뜻이라고 하네요. 오늘 수상한 블로거 분들을 비롯하여 네티즌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서로 교감되고 나눠지는 플랫품이 바로 Daum 이라는 공간이죠. 오늘 수상식을 통해 처음으로 '다음'의 의미를 진정으로 느껴본 것 같습니다.

view 수상자들은 별도로 모여서 또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맨 왼쪽이 연세가 지긋하신 온누리님이고요. 오른쪽으로 가면서 차례대로 니자드님, 앞산꼭지님, 에핑그린님, 저 희망플래너입니다. 좋은엄니님은 일찍 가셔서 함께 촬영을 못해 아쉬웠어요. view 추천단추에 새겨진 손가락 모양 하면서 찍었어요.^^

한해를 마무리하는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내 코가 석자라고 '청춘콘서트'라는 제 코만 바라보고 살다가 수상식에서 다양한 블로거분들을 만나뵈니 더 넓은 세상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앞에서 박웅현씨가 말했지만, 강력한 컨텐츠를 가진 해적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이 무척 기대되었습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해군들이 깜짝 놀라겠죠. 알게 뭡니까!!! 2012년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정말 중요한 해입니다. 국민의 성숙된 힘으로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해죠. 시상식에서 만난 해적들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꿈꾸어 보았습니다. 2012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만 가득 했습니다.^^  

사진들 보기만 해도 부럽죠?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빠트렸는데 저녁식사로 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저 같은 서민은 꿈도 못 꿔보는... 부럽죠?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ㅋ

수상한 분들의 소감을 들으며 느낀 점은 '조회수'가 많이 나오지 않아도 '인기 이슈'가 아니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컨텐츠를 만들어 가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이 자리에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묵묵히 자신의 목소리를 블로그에 올려보세요. 처음 1~2개월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성실히 임한 사람에겐 길이 열립니다. 수상한 분들은 다 그런 분들이더라구요. 용기를 가지세요.

그리고 이건 극비 사항인데, 2012년 블로거대상 시상식은 제주도에서 열릴 거라는 소문입니다. 아마 제주도 항공 티켓은 Daum에서 제공해 주겠죠. 제주도를 한 번 밖에 못 가본 저로서는 매우 매력적으로 들렸던 부분입니다.ㅋ  

view 블로거 여러분, 2012년에는 여러분들도 블로거대상에 도전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