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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여친의 갑작스런 이별통보에 분노, 스님의 답

법륜스님의 100회 연속 강연 현장에 왔습니다. 오랜만이죠? 벌써 법륜스님의 100회 강연이 50강을 맞이했습니다. 딱 절반을 지났네요. 모두가 삶이 힘들다고 하는 이 시기에 희망을 전하기 위해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는 법륜스님... 스케쥴을 계산해 봤더니 정말 살인적이었습니다. 전국을 취재하러 다니다보니 이제는 무대 뒤에서 보이지 않게 땀 흘리시는 봉사자들의 모습이 더 눈에 뛰네요. 대한민국의 하루 평균 자살율이 42.5명이라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 시간에 2-3명이 자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섬짓합니다. 그만큼 정신적인 괴로움을 해결해 주는 이런 강연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은 여자친구에게서 갑작스런 이별통보를 받고 죽고 싶다는 한 청년의 애절한 질문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연애 고민에 대해 쿨한 답변으로 많은 청춘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법륜스님... 이번에는? 역시 쿨~한 답변이 가슴을 시원하게 뻥 뚫어 주었습니다.^^ 

- 질문자 : 2년 반 동안 사귄 여자 친구와 3일 전에 헤어졌습니다. 제 여자 친구는 부잣집 딸 이었는데 그 집 부모님은 제가 가난하고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는 이유 때문에 많이 싫어하셨습니다. 그래서 여자 친구는 절 몰래 만났고 이를 끝까지 숨겼습니다. 심지어는 본인의 친구들한테도 저는 비밀의 남자 친구였는데, 이를테면 고용으로 치면 비정규직 남자친구였습니다.

그런데 저와 사귀고 있는 와중에 새로 소개팅을 했고 정말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났나 봅니다. 그 남자한테 한 달 만에 홀라당 빠져버린 거예요. 제가 2년 반 동안 그녀의 집안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했던 노력들이 한 달 밖에 안 만난 그놈보다 못하다는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제가 너무 스토커처럼 집착하니깐 차라리 내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악담도 하더라구요. 저를 떠난 여자 친구에 대한 분노로 괴롭습니다.  

- 법륜스님 : 어려운 얘기를 솔직하게 내어 주어서 좋아요. 여자 친구와 같이 지내면서 좋았던 적이 많았죠?

- 질문자 : 네, 좋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 법륜스님 :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좋았던 만큼 괴로워야 돼요. 그게 인과법칙이에요. 그러니깐 좀 괴로워하셔야 겠네요.

- 질문자 : 연애 몇 년씩 해서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사는 회사 선배들도 많은데... 왜 하필 저는? 한 가지 더 억울한 건 대한민국이 좀 신분제 사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법륜스님 : 그 여자 친구가 왜 질문자를 싫어하는지 알겠어요. 질문자와 같은 남자하고 살면 좀 피곤해요. 그 여자 친구가 싫어할 만한 요인을 가지고 있네요. 그 여자 친구는 말 없고 듬직한 남자한테 의지하고 싶은데 지금 질문자가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는 친구는 되지만 의지처가 되기는 쪼끔 어렵다 이렇게 판단하지 않았나 싶네요. 세상엔 공짜가 없습니다. 그 여자 친구 만나는 게 즐거웠으니깐 즐거운 만큼 앞으로 몇 달이든 몇 년이든 좀 괴로워하셔야 될 것 같아요. 달리 방법이 없어요. 왜? 담박에 해탈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것은 좀 끙끙 앓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끙끙 앓아서 시간이 좀 지나면... 세월이 약이다 이런 말 있죠?

- 질문자 :

- 법륜스님 : 첫째... 아픈 게 좋다. 둘째... 왜 아플까?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아프다. 내가 그 여자를, 그 여자가 나를,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지금 괴로운 게 아닙니다. 내가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괴롭습니다.

- 질문자 : 이해가 잘 안 갑니다.

- 법륜스님 : 지금 얘기 하는 것을 쭉 들어보면 내가 어떻게 괴롭고, 내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키고, 내 말을 니가 어떻게 들어주고, 내 생각은 어떻고... 내 입장만 있지 그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하나도 없거든요. 그건 사랑이 아니라 내 욕구예요. 그래서 지금 괴로운 거예요. 그건 내 욕구이지 사랑이라고 착각하면 안 돼요. 이해 없는 사랑은 폭력입니다. 제가 여기 어떤 여자가 이쁘다고 “난 너를 너무 사랑해” 하고 껴안고 뽀뽀하면 성추행이라고 그래요. 내 입장에선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 여자 입장에서는 사랑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예요.

결혼 했으면 불행할 뻔 했어요. 스님 볼 때는 잘 헤어진 거예요. 오늘 나가다가 친구들한테 술 한잔 쏘세요. 스님 얘기 들어보니 굉장히 잘 된 일이더라. 미래의 재앙을 미리 막은 길이다. 미련 가질 것 하나도 없어요.

- 질문자 : 글쎄요...

- 법륜스님 : 쥐가 쥐약을 먹으려다가 쬐끔 맛보다가 관둔 거예요. 잘 된 일입니다. 

- 질문자 : 그 사람과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 게 왜 불행하다고 말씀하시는 건지요?

- 법륜스님 : 지금 그런 상태로 결혼하면 결혼생활이 오래 못 가고 맨날 물고 차고 싸우고 그래요. 담박에 괴로움을 벗어 날 수도 있지만은 지금 얘기를 쭉 들어보면 그런 정신 수준에서는 그냥 세월이 약입니다. 지금 괴롭다 하지만 그 여자보다 더 예쁘고 더 경제력이 있고 더 착한 여자 만나면 3일 만에 생각이 바뀔 수도 있는 거예요. (청중웃음 하하하) 그러기 때문에 사랑이 아니에요. 자기가 사랑이 아닌 줄만 알면 돼요. 오늘부터 기억하세요. 기도를 이렇게 해요.

‘아, 이것은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욕망이었을 뿐입니다. 제 욕심이었을 뿐입니다. 참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참회기도를 하면 금방 알 수 있어요.

- 질문자 : 감사합니다. 이제 이해했습니다.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집니다. 역시 쿨~한 답변, 정말 좋았습니다. “이해 없는 사랑은 폭력이다.”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아픈 거다.” 이 말씀이 제 심장에 비수처럼 꽂혔습니다. 저도 누군가를 만나고 좋아해봤지만 항상 내 방식대로 상대를 좋아했지, 상대가 진정으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는 거의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애에 늘 실패했던 것은 아닌가 뼈아픈 반성이 들었습니다. 나는 너를 위해서 이렇게 노력하는데 너는 왜 나한테 그만큼 안해주냐. 늘 이런 식이였죠. "너는 고민이 무엇이니?", "내가 무엇을 도와줄까?" 이렇게는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나의 욕망이었을 뿐 진정한 사랑은 아닌 줄만 알면 된다... 너무나 정확하게 지적해 주셔서 좀 부끄러웠지만 가볍게 인정도 되었습니다. 질문한 친구도 스님의 말씀을 흔쾌히 받아들였는지 마지막에 환하게 웃었습니다... 오늘 스님 말씀은 연애에 실패했거나 연애를 하고 있는 모든 청춘들이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까 싶네요. 사랑은 이해입니다. 이해 없는 사랑은 폭력입니다... 이 말씀이 너무 좋아 수첩에 적고 빨간줄도 긋고 그랬습니다! 대한민국 청춘들의 행복한 연애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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