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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퇴치

일밤, 물 콸콸 나올 때 내 눈물도 펑펑

일밤, 펑펑 물이 터져나오는 순간, 제 눈물도 함께 터졌습니다. 저녁 밥을 먹으며 ‘단비’를 시청했는데, 눈물이 목이 메여 밥이 안넘어가더군요. 어제 방영된 일밤은 첫방송에 이어 다시 한번 크나큰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5시간에 걸쳐 시추기계가 작동한 그 순간 마침내 땅 속에서 지하수가 콸콸 솟아올랐고 아프리카 현지인들과 ‘단비’멤버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인터넷 기사 댓글을 살펴보니, 이날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도 “물이 터지는 순간 나도 울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처음에 시추기계가 우물을 팔 때는 물이 안나올까봐 얼마나 가슴이 조마조마 했는지 모릅니다.ㅠ 같이 보던 친구와 두손 잡고 ...막.. 걱정했습니다... 잠깐 물이 나오지 않아서, 마을 아주머니들이 좌절하실 때는 ㅠ 정말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는 실신을 하시고, 더러운 물을 먹는 시늉을 하시는데, 가슴이 찡 했습니다. 그런데 물이 터지는 순간 얼마나 감동에 벅차던지, 그만 제 눈물도 터지고 만 것입니다. 탁재훈이 들고 있던 우리나라와 잠비아 국기가 새겨진 자그마한 팻말도 뭉클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는 자부심이 느껴진 것이지요.

그동안 각박했던 제 마음에 단비를 내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물을 쉽게 생각하는데 저들에게 생명수잖아요... 정말 따뜻한 휴먼스토리였습니다.

그리고, 한지민이 짜장라면을 아이들에게 먹여줄 때 한번 먹여주고 입닦아 주고, 한번 먹여주고 또 입 닦아주는 장면을 보면서, 한지민은 정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티슈로만 겨우 씻은 듯한 배우 한지민의 얼굴은 그 어떤 드라마 때 모습보다 아름다웠습니다.

한지민은 직접 준비해 간 “퐁당퐁당” 동요를 불러주며 율동도 가르쳐주었습니다. 아이들이 한지민의 율동을 따라할 때, 정말 저도 같이 따라 하고 싶더라구요.^^ 특히 노래 끝날 때 마지막에 보여준 ‘옆구리 간지리기’는 잔잔한 미소를 자아내게 했습니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았고요. ㅋㅋㅋ

한지민은 비위생적일 것 같은 염소 고기를 덥썩덥썩 물어 뜯었는데, 그때 좀 놀랬습니다.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은 한지민이 염소고기를 뜯는데 세상에나~ 그것 마져 저에겐 감동이었습니다. 특히 김현철이 뜯던 고기를 그대로 자신의 입에 넣는 장면에서 끄악~ 했지만 털털한 그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 감독 입에도 넣어주고, 이 사람 저 사람과 나눠먹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그리고 다른 단비식구들도... 화장실이며 잠자는 곳이며 모두 불편했을 텐데, 그런 것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다들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물의 소중함”을 절실히 알게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집에서 나오는 수도물도 얼마나 귀하고 아껴써야 되는지 뼈저리게 느꼈지요. 그동안 세수할 때 목욕할 때 물을 펑펑 쓰고 지냈습니다. 어제 단비를 시청한 후 크게 영향을 받았는지라, 오늘 아침에는 세수할 때 물을 받아서 했습니다. 항상 물을 콸콸 틀어놓고 했는데, 그렇게 쓰면 물이 더 낭비될 것 같아 대야에 받아서 했더니, 물이 많이 절약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세수하면서도 어제 단비에서 본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단비팀을 안내해 준 켄트가 가족들을 만나는 장면에서도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동생이 막 달려가서 껴안을 때... 눈물이 왈칵 올라왔습니다. 머나먼 외지에서 혼자 살아가며 얼마나 가족들이 사무쳤을까요.. 그 마음을 생각하니 저도 그만 눈물을;;

뭐니뭐니 해도 단비 두 번째 방영분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지하수가 터녀나오는 장면입니다.


물이 터져 나올 때는 그냥 눈물이 아니라, 눈물의 쓰나미가 터져나왔습니다.

이렇게 감동만 선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재미와 웃음도 함께 선사해 주는데, 그 방식이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입니다. 보통 예능 프로그램은 출연한 MC들의 끼와 재능, 말장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거기에서 웃음을 유발해내지요. 그런데 단비는 아프리카에서 만난 마을주민들을 주인공으로 부각시킵니다. MC들은 사실들을 전달해 주고, 마을 주민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해 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음과 동시에, 대안도 제시해 주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 원주민들이 지하수가 솟아나오길 간절히 염원하며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장면은 솔직히 웃기긴 웃겼습니다. 그런데 그 웃음 속에는, 기쁨과 함께 무언가 표현하지 못하는 아련한 감동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현장에서 MBC라는 이름보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많이 써주어서 그런지, 시청자들도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움을 새삼 느꼈던 가슴 뿌듯해지는 방송이었습니다. 잠비아 사람들에게만 단비를 뿌려준 것이 아니라 한국의 시청자들에게도 멈출 수 없는 감동을 안겨줬습니다. 나눔을 주기 위해 떠난 잠비아에서 무한의 감동을 안방극장에 전달하며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는 생명의 물이 솟아나는 우물을 파줘 시청자들의 마음속에도 여운이 오래가는 따뜻한 단비를 내려줬습니다. 시청률 상관 말고 더욱더 많은 곳에 단비를 뿌려주셨으면 합니다.

오는 12월 27일에는 2NE1이 나온다고 합니다. 평소 저는 2NE1 펜인데, 정말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연예인들을 계속 출연시키며 선행을 이어간다면.... 단비는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예계에 선행하는 문화를 이끌어내고, 그리고 국민들에게도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발하는... 큰 사회적 기여를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나눔이 기쁨을 줄 수 있고,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촉매제 역할을 ‘단비’가 해주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