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이화여대에서 진행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좌에 참석하였습니다. 20대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취업’을 주제로 3가지 질문이 던져졌고, 스님의 열정적인 답변에 감화받은 300여명의 대학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쏟아내었습니다. 마침 시사인 고재열 기자님과 연예인 김제동씨도 강의를 들으러 오셨길래 인증샷도 함께 찍는 행운을 누렸답니다.^^ 청춘들의 진심어린 고뇌와 법륜스님의 열정적이고 지혜로운 답변의 그 현장을 여러분들게 소개합니다.
▶질문자 : 27살의 직장인이면서 학생입니다. 이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들어갔는데 연봉도 작고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해서 능력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해서 심리학을 공부하는데, 이것은 대학만 나오면 안되고 석사까지 해야합니다. 석사를 하자니 학비도 부담되고 서른 살이 넘는 나이가 부담이었습니다. 현실과 타협해서 이직을 생각했고, 가고 싶은 기업이 있는데 대기업입니다. 그런데 스펙이 발목을 잡습니다. 학벌도 별로고, 집에 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학연수를 가본 적도 없습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크게 느껴집니다. 나보다 스펙 높고 나이 어린 애들이 수두룩한데, 내가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너무 가고 싶으니 해보자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격지심과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긍정적으로 이직준비를 할 수 있을지요?
▶법륜스님 : 위로를 해드려야겠지만 위로한다고 인생이 변하지는 않는다. 따끔하게 말해 드리자면, 그런 수준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 이 말은 학력이 부족하고 재능이 부족한 걸 말하는 게 아니고, 그렇게 마음이 약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으로는 아무 일도 하기 어렵다. 죽을 때까지 늘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결국 생을 마치게 된다. 가을바람에 떠도는 낙엽과 같다. 낙엽이 자기가 스스로 날아다니는 것 같지만 바람이 멈추면 어디에 떨어질지 모르는 것처럼, 우리도 늘 휘날리다가 생을 마치게 된다. 남이 대학 가니까 나도 대학 가고, 남이 결혼하니까 나도 결혼하게 되고, 남이 차 사면 나도 사야하고... 이런 식으로 가을바람에 휘둘리는 낙엽처럼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날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인생이 뭔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 잘났다고 하는 사람들, 인기가 많다든지, 돈이 많다든지 하는 사람들도 속을 들여다보면 거품 같은 존재들이다. 거기에 여러분이 눈이 멀어서 따라가기 바쁘다.
우리들의 삶의 방향이 잘못되어있다. 중소기업에 취직한 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 작은 회사에서 온갖 것을 다 경험해보기 때문에 나중에 창업할 때 유리하다. 인생은 꼭 어떤 것이 좋고 나쁜 게 아니다. 20대인 여러분들은 새로운 것을 창조해도 좋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 혼자 시작하기는 뭐하니까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좀 배워서 시도해볼 수도 있다.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강의 시작 전 위축되어 있던 마음들이 조금씩 환하게 밝아지더니 끝날 때는 활기찬 분위기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대학 등록금은 갈수록 오르고, 취업도 안되고, 취업을 하더라도 각종 스트레스로 힘든 세상에 살고 있는 청춘입니다. 하지만 스님과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으며 무거웠던 마음은 조금씩 밝아져만 갑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이 좋은 분위기에서 갑자기 깜짝 등장하는 인물이 있어 청중들을 모두 놀라게 했답니다. 바로 앞자리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들으셨다는 김제동씨입니다. 김제동씨의 강의 소감도 열렬한 환호를 받았답니다.
△ 법륜스님의 강연을 다 듣고 깜짝 등장한 김제동. 최근 붉어진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질문 속에 제 모습이 다 있고 충분히 공감했다. 지금 직장도 있지만 더 좋은 직장을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그렇다 공감되었다. 지금 방송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더 좋은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는 끊임없는 불안이 있다. 방송국에 들어올 때 뛸 듯이 기뻤지만,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어떻게 난도질될까에 신경 써서 실제로 내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늘 그들이 사는 세상에 내가 살아서 그랬다.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았던 순간이 있다. 제가 무대공포증이 있다고 말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뿐더러 돌을 던질지도 모른다. 무대에 올라서면 늘 떨리지만 어느 순간 떨림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카메라 빨간불을 쫓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눈을 보는 토크 콘서트를 하면서 자리를 찾았다. 녹화된 비디오를 보면서 소름이 돋는다. 내가 감히 어떻게 그런 말을 했을까. 남을 의식하지 못했으니까 가능했다.
20대 투표율 50%이면 등록금 50% 이뤄진다.
예전에는 열심히 하면 될 것이라는 최소한의 희망은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못 해 미안하다. 더 이상 정치 놀음에 굴림 당하지 말고 20대 투표율 50% 되면 등록금 50% 깎인다. 투표율 100%가 되면 여러분 전액 무료로 대학 다닐 수 있다. 이런 말씀 드리는 이유는 제 이기심 때문이다. 제 아이는 싼 값에 교육받기 위해서다. 여러분 시대에는 더 이상 아버지가 장관이 아니라서 특채를 못시키는 것은 하지 말자. 그들이 만든 나라에서 살지 마시고, 그들이 만든 대학에서 공부하지 마시고, 우리가 만든 대학에서, 우리가 만든 나라에서 살아봅시다. 여러분을 지지하는 저같은 사람이 있으니, 여러분이 만들고 싶은 나라 만들 때 앞장서지 못하더라도 함께 서 있겠다." (박수)
20대 투표율이 50% 넘으면 등록금 50% 깍인다는 이야기가 청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김제동 어록에 또 하나의 명언을 남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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