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여진씨와 맹호부대 군장병들과의 대화마당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군인들이 한 질문들 중에서는 김여진씨의 봉사활동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김여진씨는 많은 연예인들과 함께 매년 5월과 12월, 2회에 걸쳐서 ‘거리모금’이란 행사를 꾸준히 진행해 오셨고, 최근에는 직접 인도의 불가촉 천민마을에 가셔서 한달 동안 현지인들과 함께 땀흘리며 학교와 유치원을 짓는 일도 하고 오셨습니다. (관련글 : 김여진, 그녀의 봉사활동이 특별한 이유)

김여진씨의 보이지 않는 이러한 선행에 대해 병사들의 질문이 쏟아진 것입니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이벤트성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반해, 김여진씨는 오랜 기간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이유가 무엇인지, 김여진씨에게 봉사활동이란 무엇인지 등등의 질문들입니다. 답변 하나 하나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소중한 말씀들이었습니다.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인도의 불가촉 천민마을에서 학교를 지어주며 봉사활동하고 있는 배우 김여진씨.

▶ 병사질문 : 봉사활동을 하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봉사활동을 계속하시는 이유는 무엇이고 봉사활동을 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김여진 : 드라마 ‘이산’에 출연할 때, 거리모금이란 것을 나갔어요. JTS라는 단체에서 하는 그 거리모금은 연예인들을 불러서 조그마한 모금함을 하나씩 주고, 그 모금함을 들고 거리로 모금을 하러 다니는 것이었어요. 그때 ‘이산’을 함께 촬영했던 한지민씨와 다른 배우 분들과 같이 거리로 나갔는데 많이 창피했어요. 사람들이 나를 못 알아 볼까봐. 나를 알아보면 돈을 많이 주겠지만, 대부분 각자 갈 길이 바쁘기 때문에 못 알아보고 지나가세요. 휙휙 그냥 막 지나가세요. 한지민씨 같은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시기 때문에 모금함에 돈이 금방 차요. 그런데 다른 연기자 분들은 빨리 차지 않아요. 그러니까 마음이 힘들어지기 시작했어요. ‘왜 이런 것을 시키고 그래...’ 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굶주리는 아이들을 돕는 것 보단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나 못 알아보나’에 더 관심

그때 모금 주제가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 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제 때에 배워야 합니다”는 구호였어요. 모금한 돈은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아시아의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거였어요. 하루에 1달러면 1000원이 조금 넘지요. 한 달이면 얼마겠어요? (3만원) 상상이 가세요? 한 달에 3만원으로 산다는 것이! 한 명이 아닌 한 가족이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존재해요. 제가 직접 만난 사람들은 인도의 둥게스와리 천민마을 사람들이었어요. 아시아에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어요. 천원이면 아이들이 항생제를 맞을 수 있어요. 항생제가 왜 중요하냐하면 덥고 습한 곳의 아이들은 모기만 물려도 긁잖아요. 그럼 팔이 엄청 부어 올라와요. 그렇게 되면 염증이 생기다가 절단해야 하는 지경까지 가는 거예요. 천원도 안되는 약 한 알 먹으면 깨끗이 낳을 수 있는데, 돈 천원이 없어서 팔을 절단하는 아이들도 많아요.

△ 군인들에게 '봉사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해 주심. 사회를 본 병사의 장난에 함박 웃음.

‘인기’에 집착하던 모습에 대한 깊은 반성에서 시작된 봉사활동

이렇게 절절한 일들을 위해서 모금을 하는데, 제 마음이 거기에 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지민 보다 돈을 덜 받았어. 역시 나는 인기가 없어’ 라는 곳에 가 있는 거였어요. 그래서 마음이 불편했던 거예요.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자신 없게 말하고 있는 제 모습이 느껴졌고 갑자기 목이 메여 왔어요.

‘내가 지금 그 아이들의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이렇게 자신 없게 이야기 하고 있다니... 오로지 나의 문제에만 신경 쓰고 있구나. 나라는 사람이 이렇구나’

깨달았어요. 그리고 나서 제가 큰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있는 힘껏! 그때는 이미 ‘내가 연기자다, 정순왕후 역할을 하는 배우이다, 내가 한지민보다 인기가 없다’ 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기 시작했어요. 소리를 지르며 사람들에게 모금활동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거짓말처럼 모금함이 가득 찼어요. 그 경험을 하고 나서 JTS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적극적으로!

하루 천원 기부하는 그 마음을 내기가 정말 어려워요

본인이 번 돈 모두를 기부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루 천원을 낼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한 가족이 하루를 산다는 의미예요. 그런데 하루 천원 기부하는 그 마음을 내기가 정말 어려워요.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에요. 저도 그러했으니까요. 저도 그러한 순간에 오로지 저의 인기에만 관심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마음을 돌려 고통 받는 다른 이들의 삶을 보니까 내 삶이 조금 가벼워졌어요. 나에게 일어나는 문제는 대부분 사소하고 지금 당장 급한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나라는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 없어요. 다행히! 최저 생계비도 훨씬 높지요? 굶어서 죽는 사람은 더더욱 없어요. 하루 한 끼 굶는 것과 굶어서 죽는 것은 다르거든요. 그러한 사람은 우리나라에 일단 없어요. 이러면서 다른 나라 다른 곳의 굶어죽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물론 우리나라에서 결식을 하거나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고 돕고 싶어요.

여러분들이 지금 어떠한 문제를 가지고 있든지 그것이 ‘사소하다’ 라고 단정 짓고 싶지 않아요. 제일 커요. 세상에서 본인이 격었던 일들 중 지금의 고민이 가장 힘들고 가장 암울한 시련의 시간일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때 마음은 찢어지게 아파요.

나의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은 나 보다 더 아파하는 사람들을 돕는 것

그런데 나의 마음이 찢어지게 아플 때, 그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은 나도 더 아파하는 다른 이에게 관심을 가지는 거예요. 다른 이의 아픔에 관심을 가지면 비로서 본인의 아픔도 낳아가요. 마음이 조금 누그러들고 행복해져요. 그래서 “봉사는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거예요. 본인이 정말 힘들고 아파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문제가 정말 거짓말처럼 사라져요. 별 것 아닌 문제가 되고 별것 아니기 때문에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요.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겨요. 만약 전세계를 향해 일을 한다면, 본인의 마음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을 갖게 되어 봉사를 하게 되었어요.

△ 김여진씨의 봉사에 대한 이야기에 웃음짓는 병사들.

▶병사질문 : 봉사활동을 하시는 이유와 김여진씨에게 봉사활동이란?

▶ 김여진 : 봉사라고 말할 것도 없어요. 그냥 재미있어서 해요. 일단 좋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봉사하는 사람들이 안좋은 사람들이겠어요? 모두 좋은 사람들이지. 일도 재미있고,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목표가 정확하게 생기고 꿈도 생겼어요.

내 꿈은 굶어서 죽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는 것

제 꿈은 제가 죽기 전에 적어도 아시아 지역에는 굶어서 죽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는 거예요. 그런 인생의 목표가 생겼어요. 제가 왜 연기를 하고 돈을 벌고 인기를 얻고 싶은지? 이게 나만을 위한 거라면 저는 거기에 목 메달다가 죽을 수도 있어요. 인기 없어서 좌절하고, 돈이 없어서 절망할 거예요. 최진실씨처럼 아마 마음이 쪼그라 들어서 저 스스로도 그렇게 될지 몰라요. 연예인이란 직업이 정말 위험해요. 빛이 굉장히 강할수록 그 암흑도 엄청나요. 그런데 다행히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사는 목표가 생겼잖아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행복했으면 좋겠고, 다른 아이들도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 하니까 열심히 일할 수 있어요. 일도 훨씬 더 즐길 수 있게 되었고, 힘든 점들도 가볍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 강연이 끝나고 병사들과 함께 기념촬영. 나눔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군인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집니다. 저 역시 그랬고 군복무시절 봉사활동에 관심 갖는 친구들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전역 후 사회로 첫발을 내딛기 전, 해외에 봉사활동을 다녀오는 것이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을 정도니까요. 김여진씨의 차분한 답변에 병사들은 모두 만족해 했습니다. 연예인이 하는 봉사활동이란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이지 않을까 저도 의심했는데,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더 간절하고 진실되게 하고 있으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굶주리는 아이들을 돕는 것 보다는 인기에 집착하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는 것에서 출발한 봉사활동... 지금은 ‘굶어죽는 어린이가 없는 세상 만들기’ 라는 커다란 목표를 향해 한발자국씩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나의 괴로운 마음을 없애려면, 더 고통받고 있는 다른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라.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다보면, 내 고민은 가벼워진다. 이 말씀 오늘따라 큰 울림이 있네요. 그래서 군인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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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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