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세계 100여개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이 묻는 인생에 관한 질문과 법륜 스님의 답변! 오늘도 시작해 봅니다.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중 20번째 강연이 벨기에 브뤼쉘에서 열렸습니다. 강연 전 시간 여유가 조금 생겨서 브뤼셀 도심을 둘러보았습니다. 아이패드로 지도를 보시던 스님이 도심 한가운데에 매우 큰 건물을 발견해서 차를 돌려 한번 찾아가 보았습니다. 샤크레쾨르 대성당(National Basilica of the Sacred Heart of Koekelberg)이라고 불리우는 이곳은 그 규모가 지금까지 유럽 일정에서 본 성당 중에서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성당이라고 합니다. 



▲ 벨기에 브뤼셀의 샤크레쾨르 대성당


마침 일요일 오전이라 미사가 진행 중이여서 스님도 잠깐이나마 미사에 참석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워낙 웅장한 규모의 건물이라 파이프오르간을 타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성가 소리에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 성당 미사가 진행되는 풍경


다음은 브르쉘의 상징이라고 불리우는 오줌싸개 소년 동상에 가 보았습니다. 골목의 한 귀퉁이에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는 현지인들에게 묻고 물어서 한참을 걸어 겨우 찾을 수 있었습니다. 벨기에의 상징물이라고 해서 너무 기대가 컸었는지 예상보다 작은 크기의 장난기 어린 동상을 보고서는 그냥 웃음만 나왔습니다. 



▲ 오줌싸개 소년 동상


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이 작은 동상 앞에 모여 사진을 찍느라 인사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스님은 먼발치서 이 풍경을 보곤 그냥 웃기만 하였습니다. 


몇 곳을 둘러보고 나니 벌써 강연 시작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오후2시부터 브뤼셀 도서박물관 강의실(Bibliotheca Wittockiana)에서 진행되었습니다. 



▲ 브뤼셀 도서박물관 강의실(Bibliotheca Wittockiana)


비좁은 공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39명이 참석하여 소중한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스님이 “질문할 사람은 미리 손을 들어 예약을 하라”고 하자 총 5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유학을 온 학생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과 스님의 답변 내용을 소개합니다. 




- 질문자 : “저는 브뤼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루벤이라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저희 같은 젊은 학생들이 어떠한 생각으로 공부를 하게 되면 집중도 잘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 법륜 스님 : “공부를 할 때는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출세하기 위해서이고, 하나는 정말 궁금해 해서 그 공부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출세하고 싶어 하는 공부에 대한 조언은 저의 영역이 아닙니다. 저는 남을 출세시켜주기 위해서 저의 재능을 쏟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돈을 벌고 싶거나 출세하고 싶다면 저는 ”각자가 알아서 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세속 생활에서 돈을 많이 벌고 부자가 되는 것은 여러분들이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괴롭다고 하면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자신의 재능을 공익에 쓰겠다고 할 때는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100년간 우리는 후진이고 서구는 선진이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서구를 따라 배워야 했습니다. 이것은 모방 문명입니다. 모방 문명은 빨리 그대로 베끼면 되니까 노력하면 속도를 빨리 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의 학교 시스템은 서구문명의 모방 훈련기지였습니다. 모방 훈련을 하니까 암기를 중심으로 했죠. 테스트를 해서 모방이 잘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평가도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서구의 기술과 학문에 우리의 기술력과 학문수준이 거의 근접했습니다.  어떤 경우는 같이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의 대기업 같은 경우는 이미 세계 어떤 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에 왔습니다. 그러나 모방이 기본이기 때문에 전혀 없던 물건을 새로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 기업이 없던 것을 만들면 6개월 안에 그것을 더 좋도록 만드는 능력은 있습니다. 지금 이 정도 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공부를 할 때는 분야에 따라서 5년 차이가 나는 것이 있고 3년 차이가 나는 것이 있고 아예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옛날에 30년 차이가 날 때는 외국에서 배운 노트를 가져와서 한국 대학에서 30년 동안 써먹어도 되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근접해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무엇을 배워서 한국에 와서 써 먹으려고 하면 금새 다 거기에 따라와 버리기 때문에 1~3년 써먹으면 더 이상 써먹을 내용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지속적인 자기 노력을 안 하면 자기자리를 유지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수없는 박사 학위를 딴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대학강사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20년 전에 이미 여기에 도달했습니다. 그때 일본이 미국에 근접할 때는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탁 걸려서 지난 20년 간 정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도 그 문턱에 거의 와 있는 것입니다. 경제 성장 속도가 급속도로 저하되어 정체 국면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더 이상 남의 것을 베껴 와서 한국에 써먹는 것은 이제 효용성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아직은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권위 때문에 효용성이 조금 남아 있지만 실질적인 효용성은 거의 소진되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앞으로 여기서 공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우리사회는 산업화도 이루고 민주화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경제가 성장을 하기 전까지는 성장을 국가가 견인해야 하지만,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성장은 기업이 알아서 하고 분배는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이미 기업이 어떻게 성장하느냐를 정부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정부가 가르쳐 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부를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는 국가가 관장하지 않으면 빈부격차는 급격하게 벌어지게 됩니다. 이 배분 체계를 조절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인데, 한국 정부가 그런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지금 빈부격차가 극심해지고 사회적인 충돌이 심화됩니다. 


정치 민주화도 독재에서 대통령을 국민이 뽑는 방식으로 바꾸어 내는 것은 우리가 이뤄냈는데 뽑은 지도자가 그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독재시대와 다를 바 없는 상황입니다. 앞으로는 중앙 권력이 더 많이 지방으로 넘어가 지방자치가 강화되어야 하고 또 주민에게로까지 이양되어야 합니다. 즉 권력이 행사되는 것이 이제 민주화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우리가 유럽에서 배워야 합니다. 미국은 이민사회이고 유럽은 민족 공동체 사회인데, 분배문제에 있어서는 한국 사회가 외국에서 벤치마킹해야 할 곳이 있다면 유럽에서 해야지 미국에서 해야 할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유럽에서 벤치마킹 할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해야지 무조건 여기 것을 가져가서 이식하려고 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겁니다. 가능하면 여기서 앞서나가는 것을 배워서 한국 실정에 맞도록 해야 하고, 한국에서 더 좋은 것을 개발해서 전 세계에 나눠줄 생각까지 해야 합니다. 

 

이제는 창조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최대의 문제입니다. 서양의 것을 벤치마킹한 위에 동양의 한국적 경험을 얹혀서 서양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학문을 공부하려면 여기서 하고, 그게 아니면 그냥 보따리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습니다. 한국에 일자리 하나 얻어서 출세하려면 아직은 외국 학위가 유용합니다. 그러나 이런 권위주의는 곧 수명을 다 할 것입니다. 오래가지는 못합니다.  




이제는 창조가 생명력입니다. 여기에 한국을 살리느냐 못하느냐의 명운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정말 자기가 관심이 있어서 남이 인정해주든 말든 연구하고 몰두해서 나름대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학문이라는 것이 지도교수가 시키는 대로 해야 박사 학위를 주지 전혀 새로운 것을 하면 잘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그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이제는 이것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창조를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문명의 전환을 생각해야 합니다. 종교가 종교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하고, 불교가 불교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됩니다. 사고 체계를 더이상 과거처럼 가져서는 안 됩니다.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공부를 하려면 그런 관점을 가지고 해야 됩니다. 여기까지 와서 그저 부모가 주는 돈 받아서 끙끙대면서 남의 책 베껴서 주석 달고 논문 통과만 하는 수준에서는 취직하는 데에는 좀 필요하지만 이제는 그런 스펙이 더 이상 먹히기 어려운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공부하기 싫으면 빨리 한국으로 들어오던지 그냥 여기서 직장에 다니세요. 하기 싫은 거 붙들고 앉아서 힘들어하지 말고요. 억지로 해서는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딱 집중해서 연구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그러나 다만 기존 질서에 도전해서 당장 이길 수는 없잖아요. 학위를 따려면 비위도 좀 맞춰야 합니다. 그러나 비굴하게는 맞추지 마세요. 창조적으로 하되 형식을 거기에 맞춰야 하니까 그것도 고려해서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문의 틀을 유지하려면 형식은 어느 정도 맞춰 주어야 논문이 통과될 겁니다. 그렇다고 너무 고지식하게 하면 내용이 쓸모가 없어지고요. 그렇게 공부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공부하기 싫으면 언제든지 한국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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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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