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반도평화

제주해군기지, 오히려 안보 위협 초래하는 이유

설마 설마 했지만 강정마을의 구럼비 폭파 작업이 실시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처음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고 마음이 쇠뭉뚱이처럼 무거웠습니다. 저는 지금 청년당 창당 과정에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고, 이곳 일이 너무 많아서 당장 제주도로 달려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강정 구럼비를 온 몸으로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하루하루 더해가고 있기만 합니다.

어제는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청년당 창당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들과 강정마을 구럼비를 지켜야 한다는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 조금은 덜어졌지만, 여전히 마음 속 무거움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 내일 모레 창당대회를 앞두고 너무나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강정마을 구럼비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함께 표현하고 있는 청년당 '청년희망플랜' 친구들.

내일 모레 창당대회를 마치면 청년당을 대표하는 당대표도 선출이 되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도 확정이 됩니다. 창당대회 이후에는 대표단과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한 직접 행동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는 이렇게 글로나마 강정마을과 구럼비를 지키기 위한 저의 마음을 표현해 보려 합니다.

제주해군기지는 안보를 위해서 필요하다?

구럼비 폭파와 관련한 신문기사들을 읽어보니 ‘제주해군기지는 안보를 위해서 필요하다’ 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안보’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구럼비 폭파를 옹호하는 입장을 피력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것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선 이 부분에 대해 1차적으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죠.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어떤 나라 군함이 드나들까요?

당연히 미국 항공모함이 드나들게 됩니다.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에 일어난 미국의 일련의 군사적 행동들을 기억하실 겁니다. 조지워싱턴함이라는 핵항공모함이 서해까지 진출해 드려오려는 제스쳐를 취했습니다. 그냥 항공모함이 아니라 핵항공모함이었습니다. 이를 보고 어떤 나라가 가장 긴장했을까요? 북한일까요? 일본일까요? 러시아일까요?

당연히 중국입니다. 중국이 가장 긴장하고 경악해 했습니다.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켰습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가만히 있을까요?

당연히 중국도 핵무장을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 일본은 가만히 있을까요? 이지스함을 띄울 것이고, MD(미사일방어) 체제를 작동시키려 할 것이고, 자위대가 무장할 수 있는 명분을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들 것입니다. 

그럼 북한인들 가만히 있겠습니까? 북한에 여기에 상응하는 군사적 무장을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꼭 강정이라서 반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MB와 국방부 관계자님들께 되묻고 싶습니다. 과연 제주에 핵무장을 자극시키는 해군기지가 꼭 필요한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정말 그것이 우리 국민의 안보를 '보장'시키는 최선입니까?

안보를 위한다는 명분이 오히려 안보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닙니까?

안보를 위한다며 건설해 놓은 제주해군기지로 인해 동아시아가 더욱 긴장하게 되고 각 나라에 군비 증강과 핵무장의 필요논리를 제공해 주어 대한민국이 더욱더 안보 위협에 처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 뻔히 보입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되었느냐, MB정부에서 추진되었느냐 이런 논쟁이 저희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과연 제주해군기지가 평범한 우리들의 삶의 안전과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하는 국가정책이냐가 국민들에겐 정말 중요한 겁니다.

민주적 절차가 무시된 일방적인 강행에 또 한번 국민들은 분노

4대강을 콘크리트로 덮는 사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모습을 보아 왔을 때, 강정마을 해군기지 역시도 그렇게 밀고 갈 것이라 예상됩니다. 민주적 절차를 너무나 쉽게 얕보는, 아예 깡그리 무시하는 이런 형태가 또다시 강정마을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멍든 가슴을 더 시퍼렇게 멍들게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충분한 사전논의 후 다수결 결정'이라는 원칙을 무시하고 진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분노합니다.  

그리고 강정마을 구럼비의 환경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꼭 보존되어야 할 소중한 자연환경이지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환경적 가치 외에도 저는 한번 생각해 볼 것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보' 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제주해군기지가 진정으로 '안보'를 지켜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저는 되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