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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퇴치

크리스마스 "굶주리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주세요"

크리스마스 이브, 방금 전 명동에서 한지민을 만났습니다. 요즘 드라마 '빠담빠담' 을 통해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는 배우 한지민을 직접 만났습니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 목도리를 똘똘 감고 나타난 한지민은 모금통을 들고 명동 거리 구석구석을 걸어다니며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장갑을 끼고 있던 저도 너무 손이 시려워서 감각이 무뎌질 정도였는데, 한지민은 맨 손으로 모금통을 내밀며 시민들에게 소리쳤습니다.

"천원이면 굶주리는 어린이들이 일주일 동안 살 수 있어요! 넣어주세요!"

명동 거리를 지나가던 시민들이 순식간에 한지민 주위로 몰려들어 인사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너도 나도 손을 내밀며 천원, 오천원, 만원을 모금통에 넣었습니다.   

국제구호단체 JTS에서는 매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굶주리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주세요" 라는 타이틀로 빈곤퇴치 거리모금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에 한지민은 벌써 5년째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한지민에게 가장 많이 붙여지는 애칭 중에 하나가 '모금천사' 라고 하지요. 단순히 1회성 참여는 어떤 연예인들도 쉽게 할 수 있지만 5년간 한번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해오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필리핀 민다나오 구호현장에 직접 가서 원주민 마을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 주었고, 이 활동은 EBS 지식채널e에도 소개되었는데, 이 영상의 시나리오를 한지민이 직접 써서 많은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었습니다.

방금 전 명동에서 찍어온 따끈따끈한 사진들입니다.


한지민은 모금통을 들고 쉬지 않고 열심히 외쳤습니다.

"여러분 크리스마스 이브에 좋은 일 함께해 주세요. 지구 반대편에는 추운 겨울에도 옷이 없어 헐벗고,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1000원만 모금통에 넣어주세요. 1000원이면 굶주리는 어린이들에게 일주일 동안 영양식을 보낼 수 있습니다. 넣어주세요!"

한파주의보가 내린 영하 10도의 날씨였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롤 음악에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자 더 큰 목소리로 울부짓듣이 소리 높였습니다. 마이크와 확성기도 없었기에 오직 목소리로만.ㅠㅠㅠ 연기자인데 목이 쉬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네요.


한지민에게는 모금이 절실한 것 같은데 시민들은 계속 사진만 찍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 연출되었습니다.ㅠ

저도 그 중에 한 명이었네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 이렇게 현장 소식을 전해서 더 많은 시민들에게 모금을 호소할 생각이었다구요. 한지민씨 이해해 주세요.^^  

모금이 계속 되지 않자 한지민은 시민들이 모금에 동참해 줄 묘안을 생각해 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지민이 명동에서 손을 벌린 이유입니다.

"모금을 해주시면 악수해 줄께요."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옆에서 너도 나도 지갑에서 천원, 이천원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모금통이 꽉 차고, 다시 새 모금통으로 바꾸고, 하는 것을 1시간 동안 반복했습니다. 가끔 지나가다가 5만원짜리를 투척하시는 분들도 목격했는데, 이래저래 합산하면 엄청난 액수가 모금되었을 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 모금을 하러 출발하기 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이런 모금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하고 있는 연예인들입니다. 한지민 왼쪽에 서 있는 두 분은 드라마 '빠담빠담'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신인 연기자 이재우, 김민경. 오른쪽에는 서효림, 배종옥.  

정말 추운 날씨였고, 직접 거리를 돌아다니며 시민들에게 모금통을 내민다는 것이 연예인으로서는 정말 쉽지는 않은 행동입니다. 아무리 좋은 선행이라고 하지만,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나한테는 아무도 주목해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걱정도 되고 그랬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배우 서효림을 따라가봤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한지민에게만 쏠려 있었기에 서효림은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거리모금을 하고 있었습니다.  


△ 모금을 하는 서효림의 표정이 정말 밝아보입니다. 천원만 넣어줘도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 한지민과 마찬가지로 시민들이 사진만 찍고 모금을 해주지 않자, 아예 모금통을 들고 소리 높여 외칩니다. 

"여러분 모금 좀 해주세요. 크리스마스에 굶주리는 어린이들도 함께 생각해주세요." 

서효림의 목소리는 우렁찼습니다. 고생하는 모습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 드라마 '빠담빠담'으로 큰 화제를 낳고 있는 작가죠. 노희경 작가도 거리모금에 함께 했습니다.

노희경 작가는 이 거리모금 캠페인을 맨 처음 시작한 장본인입니다. 노희경 작가가 평소에 자주 했던 말처럼 "드라마와 내 삶이 결코 분리되어서는 안된다" 는 신념을 지켜나가기 위해 이 거리모금을 매년 함께 준비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항상 뵐 때 마다 존경한다는 말만 하게 됩니다. 멋져요~


△ 한지민 주위로 몰려든 시민들.


△ 지구촌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영양식을 전해 준다는 말에 너도 나도 모금에 동참해 주는 시민들.


△ 다들 핸드폰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네요. 모금을 해달라 외치고 있건만.^^


△ 1시간 동안 모금한 결과입니다. 엄청나네요.^^ 오늘 모금 캠페인을 준비한 청년서포터즈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한지민을 비롯하여 이 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다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로 참여했습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날입니다. 연인들끼리 데이트하라는 날이 아니라구요. ㅠㅠㅠ  저처럼 솔로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만 되면 어디 숨고 싶어요. 그런데 오늘 빈곤퇴치 거리모금 캠페인에 직접 참여해 보니 그럴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근본 정신이 무엇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 이 세상에 가장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니라"

이런 성경 구절이 있지 않습니까. 크리스마스에는 오히려 그동안 관심 가지지 못했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선행을 하는 날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영하의 날씨 속에서 연예인들이 보여준 선행은 바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참뜻을 이 땅에 온전히 실천해 보자는 메시지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촬영하느라 손발이 꽁꽁 얼었습니다. 하지만, 모금에 동참해주며 지구촌 굶주리는 아이들을 생각해 준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은 훈훈해졌습니다.

오늘 같은 날, 연인과 손잡고 데이트를 하더라도 이런 모금에도 잠깐 참여해 보는 건 어떠신가요? 선행을 한 인연으로 아마 헤어지지 않고 오래오래 행복한 커플이 되실 겁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