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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퇴치

살 빼려는 남한아이들 vs 사라져가는 북한아이들

북한 식량난이 굉장히 심각해서 올 겨울 많은 북한 아이들이 사라져갈지 모른다고 합니다. 외신들은 중요하게 보도하고 있는데, 한국 언론들은 아무도 이를 보도하고 있지 않네요.ㅠㅠ;; 국민들이 제가 전하는 소식이라도 읽어봐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오늘 아침 로이터에서 최근에 촬영한 북한의 고아원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영양 부족으로 병에 걸려 눈에 초점이 없고 얼굴에 검푸른 무늬가 덧씌워진 아이들을 보며 그냥 눈물이 마구마구 흘러내렸습니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이 말이 계속 내 가슴에 울려퍼졌습니다. 내가 너희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살았구나. 너희들의 아픔을 세상에 알리는 이 글을 통해서라도 작은 도움이 되고 싶구나. 이 죄를 어찌할까… 가슴이 미어집니다.

로이터통신의 Damir Sagolj 기자가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 북한 여성이 준비한 식사. 의사 장금순씨는 "작년과 올해 연이은 자연재해로 사람들이 감자와 옥수수로 겨우 연명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영양섭취를 못해 환자가 증가 추세입니다. 지난 5월에는 환자 수가 월 200명 정도였다면, 7월부터 9월 현재까지 월 350명으로 늘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가디언)

올해 옥수수 농사가 얼마나 최악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절구로 찧어서 잘개 쪼개는데 이를 옥수수쌀이라 부릅니다. 쌀이 들어 있다고 옥수수쌀이 아니라 옥수수를 쌀 대용으로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옥수수 알갱이만 갈아서는 양이 적기 때문에 송치까지 갈아서 양을 늘립니다. 송치는 옥수수를 먹고 나면 버리는 몸통을 말합니다. 잘 사는 집에서는 옥수수쌀에 쌀을 썩어먹을 수 있지만, 못 사는 집에서는 옥수수 국수나 옥수수죽을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도 넉넉치 않은 집들은 풀죽을 쒀먹지요. 저 사진에서 나온 양을 한 끼 식사라고 보여주었다면, 저 집은 세 끼를 다 챙겨먹지 못하는 가난한 집일 가능성이 큽니다.

올 여름 수해 피해가 휩쓸고 간 황해남도 속사리 협동농장에서 한 어린 소년이 삽을 들고 있는 모습. (가디언)

누렇게 변색이 되고 비틀어져 비쩍 마른 옥수수가 보이네요. 과연 옥수수알이 달린 것일까 의문입니다. 놀라서 눈을 크게 뜬 아이의 모습에 가슴이 쓰라립니다.

황해남도 속사리협동농장의 한 가정에서 주부가 끼니를 준비하는 모습. WFP는 북한 취약계층 350만 명에게 긴급 식량지원을 해야 하나, 현재 자금을 30%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합니다. (가디언)

속사리협동농장에서 일하는 소년의 모습. 농장 일군들은 올 겨울 혹한으로 보리와 밀, 감자 수확량이 65%까지 감소했고, 올 여름 집중폭우로 옥수수밭이 약 80%가 파손되었다고 합니다. 쌀이라고 무사할리 없을 것입니다. 참고로 황해남도는 북한에서 3번째로 큰 곡창지대입니다. (가디언)

황해남도, 올 여름 수해에 집을 잃은 박춘화씨가 임시 거처에 앉아있습니다. 올해 3월, WFP는 북한 전 인구의 1/4에게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하고, 어린이 3명 중 1명이 만성 영양실조 상태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농촌마을은 특히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지금까지 식량난으로 고통받아왔습니다. (가디언)

북한은 남한보다 훨씬 더 춥지요. 넋을 잃고 앉아 있는 저 여성은 언제쯤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게 될까요? 북한의 식량난과 국제사회의 지원 상황을 고려할 때 올 겨울에도 저렇게 허름한 천막 속에서 추위에 벌벌 떨어야 할 것입니다.

영양상태조사를 받으려고 천막 안에서 기다리는 북한 아이들. 이 탁아소는 올 여름 집중폭우로 완파되었습니다. (가디언)

그리고 제 눈에 눈물을 하염없이 흐르게 한 사진들입니다. 해주시 고아원 아이들과 병동에 누워있는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해주시는 우리나라로 치면 광역시에 해당하는 황해남도에서 가장 큰 도시인데, 저렇게 허름한 모습을 하고 있다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 검푸른 반점들이 보이는데 약물 치료 중인 듯 싶습니다.

이례적으로 외신기자들의 취재를 허용한 북한은 올해 집중호우로 그 피해를 파악조차 할 수 없는 황해도를 보여주는 파격적인 행위를 가했습니다. 황해도는 북한의 최대 곡창지대이면서 동시에 군량미 전용기지이기도 합니다. 군량미 전용기지란 이곳에서 생산된 식량은 일차적으로 군량미로 쓰인다는 의미입니다. 그 외는 배급의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군량미 전용기지가 있는 황해도가 집중폭우 연타를 입은 것입니다. 이것은 군량미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뜻이기도 하고, 평양시 식량 수급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군대를 비롯한 핵심 배급 대상자들에게 줄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배급도 못 받는 인민들은 더더욱 식량 한 톨도 구경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이고, 고아원 양로원 등 취약계층 사람들은 아사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외부에서 식량이 지원되지 않으면 자체 생산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가을 수확이 끝나는 지금 이맘때 그래도 농촌에는 식량이 있기 마련인데, 로이터 통신 기자가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 상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굉장히 심각함을 알 수 있습니다. 흡사 1995년~98년 300만명의 아사자가 속출했던 고난의 강행군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 이 영상은 로이터통신에서 직접 촬영한 북한 황해도 해주시의 고아원 모습입니다. 

로이터 통신에서 보도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취재팀을 따라온 국경없는 의사회(MSF) 소속 영양전문가는 황해도 황주의 한 고아원 어린이들에 대한 테스트 결과, 28명의 어린이 중 12명이 적절한 영양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사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MSF의 긴급구호담당 부매니저인 델핀 쉐도르주는 "에티오피아에서도 이처럼 끔찍한 상황은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WFP는 지난 3월 북한 주민 600만명이 식량지원이 필요한 상태이며, 어린이의 3분의 1 정도가 만성적인 영양실조 상태라고 추정했다. - 로이터 통신

몇 일 전 통일부는 태풍과 폭우로 수해 피해를 입은 북한에 수해물자를 지원하려 하였으나 북한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절차를 종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는 시멘트와 식량 등을 요청했지만 MB 정부는 초코파이, 라면 등을 지원하겠다고 통보했고, 이에 대해 북한에서는 받겠다 안받겠다 여부를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MB 정부는 달라는 소리도 하지 않는데 왜 주느냐는 식입니다. 하지만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초코파이와 라면을 주겠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나 한심하게만 보입니다. 북한의 피해상황이 심각하니 안 주면 도덕적으로 명분이 서지 않으니까 생색내기를 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회의가 듭니다. 북한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한 정부에서 영유아용 영양식이라도 보내겠다고 했으면, 그것만이라도 받아서 일단 저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할 것 아닙니까.

▲ 같은 시간 남한 아이들은 살 빼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고, 북한의 아이들은 영양 실조의 아사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한민족의 미래 세대의 절반이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하고 통째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남북한 정부는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북한 아이들을 살리는 데 온 힘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두 정부가 정치 문제로 이해 타산을 따지다가 저 아이들의 아사를 방치한다면 훗날 엄청난 역사적 과보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남한 정부는 현재 북한어린이들을 살리겠다는 민간단체들의 지원 의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품목에 한해서만 반출을 허용하는 제한을 가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밀가루 외에도 옥수수와 쌀 등 식량을 지원하겠다는 민간단체들의 실행의지를 더 이상 방해하지는 말아 주었으면 합니다. 국민들의 정성어린 후원으로 모아진 구호품들이 인천항 부두의 창고에 쌓여만 가는 현실이 더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저와 함께 자원봉사하고 있는 한 친구의 노트에 쓰여져 있는 간절한 편지글을 빌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간절히 청합니다.

“오늘 아침 저 아이들이 제발 밥 한끼라도 제대로 먹을 수 있게 해주세요. 정부 돈 안 쓰고 내 돈이라도 내어서 식량을 보내주려고 하니 따뜻한 밥 한 공기라도 먹이게 해주세요. 쌀은 절대 보내면 안 된다고 하시니 밀가루라도 보내게 허가 좀 해주세요. ‘북한 식량난이 심각하지 않다’고 류우익 장관님이 그러셨죠. 이 사진들과 동영상이 북한에서 식량 구걸하려고 불쌍한 아이들만 모아서 연출한 장면 같습니까? 대통령께서도 사랑스런 손자 손녀들이 있으실 겁니다. 저 북녘땅 아이들에게 남조선 대통령 할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보여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더 이상 민족의 역사에 죄 짓지 마시고 아이들은 우선 살려놓고 봅시다. 저 아이들이게 밥 좀 먹입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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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 위기에 놓인 북한어린이들을 돕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한국JTS는 국내 최초로 1차(5월), 2차(7월), 3차(9월) 지원에 이어 오는 12월에도 북한 전역 9개 시·도 53개 시설 고아원, 양로원, 특수학교 12,000여명에게 밀가루, 두유, 이유식, 탈지분유, 전지분유 등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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