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전국 순회 100회 강연을 시작한지 벌써 12강을 지났네요. 100회 강연을 시작할 때만 해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더위도 완전히 지나가고 완연한 가을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옷장 속에 묻어 두었던 잠바를 꺼내어 입었습니다. 곧 낙엽이 떨어지면 고독 속에 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네요. 저도 가을만 되면 왠지 모를 외로움과 허전함이 느껴져 혼자 사색에 잠기곤 합니다. 그런데 왜 가을만 되면 이런 허전함을 느끼는지 저도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오늘 법륜스님 100회 강연 즉문즉설을 듣고 나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 청년이 가을이 되니 허전한 마음을 느낀다고 질문을 했는데, 스님의 답변이 어떤 책 보다도 큰 마음의 양식이 되었네요.^^


- 질문자 :
가을이 되니 마음 한 구석이 비어 있는 듯 허전함을 느낍니다. 그 허전함에 쫓겨 삶을 낭비할까 두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 법륜스님 : 마음이 공허하고 허전할 때가 많다는 것은 욕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다 하지만 인생에 뭔가 의미 부여를 많이 하고 있어요. 인생이라는 것은 길가에 자라는 한 포기의 풀처럼 그냥 자라고 꽃피고 열매 맺고 죽는 겁니다.

특별하게 ‘나는 뭐가 되어야 하겠다.’ 이런 것도 다 욕심이에요. 결혼생활은 이러이러해야 하고 연애는 이렇게 멋있어야 하고 돈은 이만큼 벌어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기대와 바람이 있잖아요. 그런데 막상 결혼해서 살아 보면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지요. 아내가 아름답다, 남편이 멋있다는 것도 그 때 뿐이고 세월이 흘러 지나보면 별 것 아니지요. 그게 인생이에요. 이렇게 사는 게 인생이란 말이에요.

저는 인생에 별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이 안 되어도 특별하게 좌절할 것도 없고 잘 된다고 특별히 기대할 것도 없어요. 어떤 일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내가 한 게 아니지요. 이 세상에서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쌀 한 톨 만들어지는 것도 천지 만물이 관여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저 혼자 한 일이 아니지요.

그러니까 마음이 공허하다, 허전하다는 것은 뭔가 바라고 기대하고 채우려고 하는데 그게 뜻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공허한 마음을 채우려고 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부부 관계가 무료하다는 것은 부부 관계가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위로해주면서 사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머리 깎아 스님이 되면 뭔가 특별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특별한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절에 들어가기 때문에 도를 구한다고 하다가 제대로 안 되면 금방 포기해 버리기도 하지요. 그래서 반야심경에서 ‘이무소득고(以無所得故), 얻을 바 없는 까닭으로’ 라고 하지요. 얻을 바 없는 줄을 알아야 해탈의 길을 이루는 겁니다.

절에서 뭘 얻어 가려 하기 때문에 날마다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절에 다니면서도 해탈을 못하는 겁니다. 절에 다닌다는 것만으로는 결코 해탈하지 못합니다.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합니다. 마음이 허전하다고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묻는 것은 망상을 좇는 것입니다. 개에게 흙덩이를 던지면 개는 흙덩이만 쫓습니다. 그런데 사자는 흙덩이를 던지는 사람을 쫓습니다. 허전하다고 뭔가 채울 것을 찾는 것은 개가 흙덩이를 쫓는 것과 같아요. 사자가 사람을 쫓듯이 망상을 쫓지 말고 허전한 마음을 탁 꿰뚫어 봐야 합니다.

‘아, 내가 뭔가 바라는 마음으로 헤매고 있구나.’

바라는 마음을 놔 버리면 허전한 마음은 흔적도 없이 즉시 사라져 버립니다. 이렇게 본질을 꿰뚫어야 합니다. 본질을 놓치고 뭔가 자꾸 채우려고 하면 그때부터 마음은 복잡해지는 것입니다. 그것을 서예로 채울까? 골프로 채울까? 춤으로 채울까? 이것 채우면 저게 문제고 저거 채우면 이게 문제고 이렇게 해서 헤매는 것이지요.

채우려는 생각을 버리세요. 그러면 허전함도 없어집니다.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이 많기 때문에 허전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하네요. 이번 가을에는 공허한 감정에 사로잡혀 이 거리 저 거리 배회할 것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어보고 욕심을 내려놓고 단순한 삶을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너무 인생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연애는 영화처럼 멋있게 해야하고, 결혼도 아름답게 해야하고... 너무 많은 기대와 바람을 갖고 살아왔기에, 현실에서 맛 본 공허함은 너무나 컸던 것 같습니다. 이제 그 원인을 알았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살아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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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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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enjoy.com BlogIcon 블로그엔조이 2011.10.07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 아이튠으로 들을 수 있게... 2011.10.07 1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의 좀 해주세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그리니 2011.10.07 13: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팟캐스트 좋은 아이어네요! 희망플래너님, 법륜스님 강의 녹은해서 팟캐스트로 들려주면 좀 더 많은 사람이 법륜스님 속시원한 말씀듣고 깨달음 얻을 수 있을것 같아요.

  3. sunny 2011.10.07 1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님의 말씀을 듣고 꽤나 충격을 받았습니다.내가 뭐 특별한 줄 알고 있다는 거.그 마음에서 허전함이 나온다는 거...삶이 특별한 게 아니라는 거...우리는 문학 작품이나 영화를 보면서 은연 중에 아름답고 특별한 것에 최고의 가치를 두게 되었군요.삶이 별 거 아니라는 거.큰 의미둘 것이 없다는 것.많이 배웁니다.

  4. Favicon of http://greenetwork.tistory.com BlogIcon 안달레 2011.10.08 0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에게 필요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언가 원하지 않는 경지에 이른다는것이 속세의 중생들에게는 너무나 큰 짐인듯 합니다.
    근자에 법륜스님의 말씀들을 많이 접하는데..
    많은 깨달음을 얻고있습니다...

  5. Favicon of http://tjdus1045 BlogIcon 평설 2011.10.08 0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다아니다하면서도 아닌줄몰랐습니다 다시또 연습하고 실행해보렵니다 멀리서나마 감사드리고인사드립니다 무한심...

  6. Favicon of http://tjdus1045 BlogIcon 평설 2011.10.08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들이 그저께 학교에서 스님법문듣고 전화를했습니다 스님께서 부모님께 늘 감사하라하셨다면서 스님이하신말씀 가슴에 새겨졌다고 하며 기분이너무좋았답니다 감사합니다

  7. 레이라 2011.10.10 2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여기서 너무나 좋은 글을 읽고 갑니다
    현재 무교이지만, 법륜스님의 강연을 듣고 읽고나니 저도 스님의 해탈의 마인드를 삶속에서 적용하고 싶네요 아직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런가봅니다
    한번에 되지는 않겠지만 매일 노력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8. 생수좋아 2011.10.11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을 시어머니가 키워주셨는데 버는 돈은 아내가 차지했다라는 식의 말이 있는데
    그렇다면 맞벌이로 평생 살았거나 여자가 돈을 더 많이 벌었다면 병간호는 안해도 되는것으로 판단해도 되는거군요. 스님 답 듣고 깨달아서 운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런식으로 매도해서 화가나서 운것같네요.

    • 날씨가 좋다 2011.10.11 1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생수 좋아님....손가락 끝을 보지 마시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세요...흙덩이를 쫒는 개보다는 흙덩이를 던진 사람을 쫒는 사자가 되시길...

  9. 메롱메롱 2011.10.11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감사합니다..덕분에 가슴이 뻥뚫린듯한 마음이 드네여...저도 너무많은 의미를 부여한거같아요..

    이제는 욕심을 조금버리고 단순한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겟습니다..

  10. 방가방가 2011.10.12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긑이 없는 빚과 이자는 어쩌구요.

  11. 영미 2011.10.17 1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너무너무 좋아요. 저도 가을만 되면 허전하고 공허해서 병이 될 정도였는데. 이제서야 그 이유를 확연히 알게 되었네요. 스님말씀이 정확히 맞는 것 같아요.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12. 영미 2011.12.02 2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13. momo 2015.10.12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마음이 공허해서 이리 저라 찾다가 오게되었습니다.
    스님 말씀이 일리가 있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듭니다.
    사람이 식욕과 배고픔 없이 살수 있나요? 굶어 죽겠지요?
    마음에 자라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결핍된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배가 고프면 좋은 음식 골고루 먹어야죠.
    마음이 공허하면 내 마음에 필요한 것 - 관심, 관게, 소통 등을 찾아서 노력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