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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콘서트

김제동 “사회참여? 함께 행복해야 하기 때문에”

전국 24개 도시 순회를 시작한 안철수‧박경철 토크강연 희망공감 청춘콘서트, 어제는 “인천” 이었습니다. 강의 시작 6시간 전부터 티켓 접수대는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인해 긴 줄을 이루었습니다. 청춘콘서트의 인기를 정말 실감했네요. 인천 부평아트센터를 가득 메운 2000여명의 청년들이 뿜어내는 열기의 현장, 여러분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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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별 게스트로 김제동이 깜짝 등장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미소가 지어지는 분,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분이라고 사회자가 소개하자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나옵니다. 김제동이 무대로 걸어나오자 “잘 생겼어요” 응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네요. 응원인지 위로의 말인지 잘 모르겠으나 ㅎㅎㅎ

▲ 인천 부평아트센터에서 열린 <안철수 박경철 청춘콘서트>에 깜짝 등장한 김제동

“예측 가능한 것에서는 절대로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웃음’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여기 무대 위로 아이가 걸어오다가 넘어지면 아무도 웃지 않지만, 인천시장님이 넘어지시면 웃긴다. 더 웃긴 것은 안 웃긴 척할 때다.(청중들 폭소) 상식이라 불리워지는 관념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마라.”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기존의 틀을 깰 때 웃음이 나오고, 그곳에서 혁명이 일어난다는 말이 참 공감되었습니다. 재치 있는 입담에 순식간에 쏙 빨려들어 갔네요. 

“창문 밖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한 아이가 시험 문제에 ‘사촌이 땅을 사면 _____?’ 라고 하니까 (배가 아프다) 가 아니라 (가 본다) 라고 적었다(청중들 폭소). 배가 아픈지 안 아픈지 두 발로 직접 가서 확인하겠다는 것이죠. 관조하지 않겠다. 참여하겠다.

한 시도 놓치지 않고 사람들을 웃게 만들지만, 그 웃음 속에 메시지를 담아내는 센스가 탁월했습니다. ‘관조하지 않고 직접 참여하면 그만큼 세상이 바뀐다’ 는 메시지가 뇌리 속으로 웃음과 함께 쏙쏙 들어왔습니다. 김제동의 토크는 단순한 웃음만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배워야할 교훈도 함께 전해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 1시간 내내 웃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습니다. 계속 웃고 또 웃고.

“등록금 때문에 자살한 학생을 보고 어떻게 할거냐. 저건 어떻게 할거냐. 그런 식으로는 관조만 해서는 세상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을 열고 나가서 참여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니까.”

저는 대학을 11년 다녔다. 우리 어머니가 “니 의대 다니나?” 했다.(청중들 폭소)

지금 다시 편입해서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저는 등록금 부담없이 낼 수 있다. 등록금 문제 이야기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면 편안하고 좋다. 방송에서도 “난 모르는 일” 하며 살면 된다. 사실 등록금은 바로 여러분의 문제다.

그런데 내가 왜 등록금 문제에 참여하고 여러분께 이야기 하는가? 바로 함께 행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행복하지 않으면 나도 행복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김제동이 그 바쁜 일정 중에도 왜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여하고, 오늘처럼 청춘들을 위해 무료로 강연도 하고, 항상 젊은이들과 함께하려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보수 언론 쪽에서 빨갱이니 선동이니 뭐니 하면서 욕하는 것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그냥 평범하면서도 참 건강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것을 보든 다른 각도에서 해석해 봐라. 그 누구의 이야기도 열린 마음으로 들을 수 있고, 그 누구의 이야기도 쳐낼 수 있는 자기 이유로 살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말도 내 것이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자기의 이유로 괴롭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자.”

기성세대들이 출제한 문제를 풀려고 아둥바둥 거리지 말고, 그 문제 자체가 잘못되었을 수 있음을 생각하고 스스로가 문제 출제자가 되어보라고 했습니다. 저런 이야기들은 '정말로 청춘들에 대한 애정이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객석에서 여러 질문들이 나왔습니다. 모두 소개하지 못하고 한 가지만 소개하지요.

▲ 김제동이 질문받는 장면입니다. 청중은 의식하지 못했겠지만, 무대에서 상대의 말을 들을때는 반사적으로 몸을 낮추더군요. 저런 좋은태도는 꾸며서는 나올 수 없는.. 진심이죠.
 
- 질문자 : 창문 밖으로 관조만 하지 말고 직접 행동하라 하셨다. 최근 등록금이나 취업 문제로 촛불집회에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참여하면서도 늘 드는 생각이 ‘우리가 혹시 패배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다. 다른 친구들은 다 스펙을 쌓고 공부하고 있는데, 나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 이런 고민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에헴...에헴 (허스키한 목소리...) 집회 참여하느라 목이 갔다.

- 김제동 : 우선 목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용각산을 선물하겠다. 등록금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의 목이다.(청중들 폭소) 스펙의 원래 뜻이 뭐죠?

- 질문자 : 제품사용설명서.

- 김제동 : 그것을 사람한테 갖다 붙이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사람을 어떻게 수치 따위로 설명하는가? 그래서 집회에 나가는 것이 괴로운가?

- 질문자 : 보람이 있다.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 김제동 : 의미 있다고 생각하면서 왜 패배자인가? 자신이 하는 일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패배자이다. 스펙만을 위해 사는 길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면 스팩 쌓아라.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데, 왜 패배자인가?
 
- 질문자 : 제가 남들의 시선에 너무 의존했던 것 같다. 작은 깨우침이 있었다. 좋은 말씀 감사하다.

- 김제동 : 집회 나가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시라. 그런데 솔직하게 이야기해 봐라. 집회 나가는 것 때문에 공부 못하는 건가? 다른 이유가 있는가?

- 질문자 : 사실 술이 더 큰 원인이다.(청중들 폭소)

- 김제동 : 거봐라. 진짜 원인은 등록금 집회가 아니다. 핑계일 뿐이다. 솔직해졌으면 한다.

가벼운 대화였지만 우리가 왜 사회 참여를 하면서도 주저하게 되는지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유쾌했습니다. 손해가 아닐까 저울질하기 때문에 소극적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지만 김제동의 말처럼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한다면 그건 승리자입니다. 이 말 한방에 질문자도 더 이상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아.. 주인으로 살아야겠구나. 사회를 위한 일도 결국 희생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위해서 하는 것임을 항상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청춘콘서트가 100%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으로 계속되고 있는 비결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었는데요, 그 취지가 참 좋았습니다.

“전 출연진이 모두 무료다. 저도 무료로 이곳에 왔다. 서울에서 참석하셨던 분들이 모금해 주신 돈으로 부산으로 갔고, 부산에서 모금해 주신 돈으로 대전을 갔고, 대전에서 모금해 주신 돈으로 이곳 인천에 왔다. 이 콘서트가 계속 갈 수 있는 것은 여러분에게 달려있다...”

청춘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한국사회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실험이라고 했는데요, 전국 24개 도시를 무사히 순항해서 성공적인 실험이 되기를 저도 염원했습니다. 당연히 저도 배춧잎 한 장 모금함에 넣었지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며 행복하라는 말을 빼놓지 않습니다.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즐겁다. 물에 젓어만 살던 오징어가 마른 안주의 대표주자가 되지 않았는가? 그러니 재밌고 행복하지 않은가. 행복하십시오!”

인사를 하는가 했는데, 덥석 엎드려 절을 하더니 공손히 무대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이어서 안철수, 박경철 두 분의 멘토가 나와서 김제동에 대해 한 말씀 하셨습니다.

“옆에서 김제동씨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에 정말 보기 드문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젊은이다. 저런 모습은 우리들도 정말 배우고 싶다.”

두 분의 멘토로부터 극찬을 받으셨네요. 저도 그냥 과장된 칭찬이 아니라 정말 그렇다고 공감이 되었습니다.

▲ 청춘콘서트가 끝나고 나서 수고한 희망서포터즈 봉사자들에게 격려해주는 김제동.
   (청춘콘서트를 이끌어 가고 있는 왼쪽부터 법륜스님‧안철수‧박경철)

저도 자원봉사와 사회운동에 지금껏 참여해 오면서도 ‘내가 이 사회를 위해서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습니다. 김제동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는 내가 좋아서 내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주체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1시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언제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르게 금새 지나가버렸습니다. 한 참을 웃다보니 마음도 열리고 사회 참여에 대한 제 생각도 더 적극적으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즐거웠던 순간들 좋은 이야기 더 많았는데, 글 지면을 빌리다 보니 여러분들께 모두 전달하지는 못했네요. 그래도 김제동이 여러분들께 전하고자 했던 응원과 격려의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믿으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청춘들이여, 힘내세요!

다음 포스팅은 안철수-박경철과 GS자산운영대표 김석규님의 대담 내용 “왜 경제는 성장하는데, 일자리는 부족한가?” 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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